문재인 정부 들어 20·30세대 청년층이 받은 전세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5대 시중은행(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 전세대출 현황에서 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52조 8,189억원이었던 전세 대출액(잔액 기준)은 지난 6월 말 기준 148조 5,732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세 대출 규모가 4년 만에 2.8배(95조 7,543억원) 증가한 것으로 이 기간 20·30대 청년층의 전세 대출이 급격히 늘어났다.

20대는 4조 3,891억원에서 24조 3,886억원으로 5.6배 증가하면서 세대별 평균 증가율(2.8배)의 두 배에 달했다.

30대는 24조 7,847억원에서 63조 6,348억원으로 연령대별로 가장 큰 금액 증가분(38조 8,501억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20·30세대 청년층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전세 대출 규모만 약 59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전세대출 증가액의 61.5%를 차지한다.

20·30대 청년층의 전세대출액이 늘어난 것은 1인 가구 증가,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환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난이 심해진 것도 한몫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 물량 부족으로 전셋값이 급격히 뛰면서 상대적으로 소득과 자산이 부족한 청년층은 전세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의원은 “전세대출을 받은 청년과 집을 마련한 청년 사이의 자산 격차는 갈수록 확대하는 상황”이라며 “당국과 금융권이 전세대출마저 규제한다면 무주택 청년들의 주거 상황은 더욱 열악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B국민은행 월간 시계열 주택가격 동향 통계를 보면 수도권 주택 3분위(가격순으로 5등분해 중간인 세 번째 가격대) 평균 전셋값은 지난달 4억 258만원으로 처음 4억원을 돌파했다.

수도권 주택 3분위 평균 전셋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2억 7,942만원에서 4년3개월 새 44.1% 증가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59.95㎡는 지난 6월 21일 4억 4,500만원(21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 전세난이 한창이었던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가와 같은 금액을 기록했다.

2017년 6월 말 당시 최고가였던 2억 7,만원과 비교해 4년 만에 전셋값이 1억 7,500만원(64.8%)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