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태양’이 방송 첫주 전국 평균 시청률 8.0%를 기록하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MBC 금토드라마의 시작을 알리는 ‘검은 태양’(연출 김성용/극본 박석호) 전국 평균 시청률이 1회 7.2%, 2회 8.0%(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다. ‘드라마 왕국’ MBC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금토드라마 안착의 첫 단추를 잘 꿰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깊은 숫자다.

동시간대 편성인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연출 최영훈/극본 김윤) 역시 같은 날 첫 방송됐다. 2회 시청률이 상승한 ‘검은 태양’과 달리 ‘원 더 우먼’은 1회를 8.2%로 시작, 2회가 7.1%로 하락했다. 첫주 방송인만큼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이미 금토드라마가 자리잡은 SBS를 MBC 신작이 단번에 앞질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모처럼 선의의 경쟁에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 면에서 몇년간 시청자의 ‘아웃 오브 안중’이던 MBC는 칼을 갈고 금토극 경쟁에 뛰어들었다. 단순히 스타 캐스팅으로 화려하게 치장만 한 게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에도 공을 들였다.

‘검은 태양’은 첫 주 방송이 19세 미만 시청 불가로 편성됐다. 종전의 작품들처럼 맥락없이 죽이고, 학대하기 때문은 아니다. 다만 액션의 수위가 높아지며 ‘심의’의 한계에 부딪혔다. 시청률 면에서 불리한 선택일 수 있었지만 어떤 면에서 신의 한 수가 됐다.

심의규제는 있지만 TV드라마에 비해 표현이 자유로운 OTT 등을 통해 이미 시청자들의 눈높이는 높아진 상황. 이에 ‘검은 태양’은 19세 미만 시청 불가 편성으로 우회하더라도 사실감 있는 묘사에 중점을 뒀고, 웰메이드 첩보 액션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리고 드라마의 힘은 서사라는 점도 뚜렷하게 보여줬다. 첫 회에서 1년만에 돌아온 요원 한지혁(남궁민)이 스스로의 기억을 지우고,  조직 내부에 숨어든 스파이를 찾기 위한 ‘셀프 미션’의 시작을 알리며 기대를 높였다. 특히 의중을 알 수 없는 인물들의 첨예한 이해관계 등이 진입장벽이 높다고 느낄 수 있는 첩보물의 장르적 한계를 뛰어넘으며 시청자를 끌어들였다.

‘원 더 우먼’은 사이다 전개로 맞서고 있다. 드라마 ‘열혈사제’, 영화 ‘극한직업’ 등을 통해서 액션은 물론 유쾌하게 캐릭터를 그려낸 이하늬는 이번 작품에서도 통쾌한 입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에 ‘원 더 우먼’의 명장면 등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SBS가 그간 잘 만들어 왔고, 또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장르라는 점도 ‘원 더 우먼’의 강점이다. 화려한 색채에 전국환, 김창완, 나영희 등 믿보배들까지 든든하게 힘을 실었다.

편성 시간대가 다르긴 하지만 tvN ‘갯마을 차차차’ 역시 토요일밤 두 작품과 경쟁하는 또 다른 드라마다. 이미 ‘갯마을 차차차’는 마의 10%대를 넘어서며 올해 로코물 중 최고의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렇듯 OTT에 주도권을 내어준 듯하던 TV드라마가 저마다의 뚜렷한 무기로 경쟁에 나서며 채널 선택권을 쥔 시청자들의 즐거운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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