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신경 썼더라면, 벌어지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 제작진의 부주의가 분노를 키웠다.

사진=넷플릭스

지난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국내외에서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27일(한국시간)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지난 23일(미국시간)부터 드라마와 예능 등 TV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순위를 정하는 '넷플릭스 오늘 전 세계의 톱 10 TV 프로그램(쇼)' 부문에서 4일째 1위를 기록 중이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이에 비례한 부작용도 벌어지고 있다. 드라마를 통해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 

지난 23일 피해자 A 씨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징어 게임' 속 자신의 휴대폰 번호가 그대로 유출돼 일상생활하기 어려울 만큼 장난전화가 걸려온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한 자리만 다른 피해자들 또한 장난전화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증언하는 상황. 

같은 날 '오징어 게임' 측은 싱글리스트에 "넷플릭스와 제작사 싸이런픽처스 모두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보상금으로 100만 원을 제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거센 비난 여론에 맞닥뜨렸다.

사진=넷플릭스

다음날인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계좌번호가 실제 존재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게시글에 따르면 해당 계좌번호로 1원 송금을 시도하자 이체하겠냐는 메시지기 나왔다며 해당 캡처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조작되지 않았다면 실제로 누군가가 사용하는 계좌라는 뜻이다. 

사실 드라마가 공개되기 전에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사안이었다. 실제 해당 번호를 사용하는지 한 번 더 확인했어도 논란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아니면 가짜 번호를 생성하거나 모자이크 할 수도 있었다. 현재 대부분 영화, 드라마 등에서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방식이다. 번호를 가렸거나 가짜 번호를 썼다 해도 리얼리티 논란을 제기할 이는 아무도 없다. 

여기에 '오징어 게임' 측의 미흡한 대처능력이 화를 키웠다. 진심 어린 사과와 수정하겠다는 답변만 했어도 유출 피해자들과 대중이 분노하지 않았을 일. 이들이 진정 원했던 건 피해보상금보다 죄송하다는 한마디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섣부른 대응이 역린을 건드렸고, 드라마 인기가 역풍 맞을 위기에 몰렸다. 현재 피해자들의 피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사진=넷플릭스

재밌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만큼 중요한 게 콘텐츠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다. '오징어 게임'은 흥행과 재미만 신경 쓴 나머지 여혐 논란과 개인정보 유출 논란 등으로 고려하지 못했다. 그 결과 '오징어 게임'은 부득이하게 '문제작' 꼬리표를 달게 됐다.

계좌번호에 대해 '오징어 게임' 측은 "(해당 계좌번호는)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사전 협조한 이후 사용한 번호"라고 적극 해명하며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아직 전화번호 피해 해결 문제는 남아있는 상황. 피해자들과 협의 중이라고 전한 만큼, 이번에야말로 잘 매듭지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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