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 ‘오징어 게임’이 연이어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흥행을 거두며 ‘K-콘텐츠’ 대세 시대가 열렸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미국 오늘의 콘텐츠 TOP10에서 무려 일주일 넘게 1위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넷플릭스 최대 시장이기도 한 미국에서의 흥행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들 중 최고 성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이전에도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한국 콘텐츠는아시아 시장에서 좋은 흥행 성적을 냈다. ‘스위트홈’ 자체 최고 기록을 놓고 보면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에서 3위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D.P.’가 한국 고유의 군대 문화라는 허들에도 불구하고 타이,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실적을 냈다.

이 밖에도 K-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킹덤’, ’좋아하면 울리는’ 등이 모두 호평 속에 흥행까지 견인했다. 꼭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빈센조’ 등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며 K-드라마에 대한 선호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K-콘텐츠 황금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마냥 축포만 터트릴 수는 없다. 한때 아시아의 콘텐츠 주류였던 일본의 추락을 곁에서 지켜봤기 때문. 일본 콘텐츠 사업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그 정점을 찍었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실력있는 감독들의 수상 낭보가 연일 전해졌고, 드라마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도 여러차례 리메이크가 됐다. 하지만 어느 순간 꺼지기 시작한 불씨는 소리소문 없이 사라져버렸다.

이같은 현상에는 일본의 ‘사라진 10년’도 크게 한몫을 했다. 일본은 불황이 장기화되며 계속해서 수익이 되는, 즉 돈이 되는 콘텐츠만 찍어냈다. 여기에 기형적인 콘텐츠 시장의 구조로 연출료나 출연료를 임금제처럼 책정하다보니 창작자들 스스로 성장을 멈춰버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인 발굴의 기회는 사라지고 스타의 네임밸류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지금 한국 콘텐츠 시장이 IP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처럼 만화나 애니 원작이 있는 드라마가 과반을 차지한 것도 문제가 됐다. 드라마의 독립성이 저해되는 것은 물론 소재가 고갈되면서 그 바닥이 드러난 것.

하지만 한국 콘텐츠 시장은 일본 시장과는 결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이미 기존에 서바이벌 장르물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오징어 게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과 달리 한국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보편성의 힘”이라며 “서바이벌 상황 속에서도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시키지 않나”라고 전했다.

또 “일본이 원래 애니메이션 강국이었고, 드라마가 이런 것들의 연속성으로 만들어진 반면에 한국은 웹툰이 드라마 트루기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어도 위화감이 크게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00년대 초반에도 한류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우리는 내수 시장이 작고, 역동적으로 해외 시장을 겨냥해 왔다. 그 시도에서 얻어진 보편성의 힘도 크다”라며 “한류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는 올 하반기에도 ‘지옥’ ‘고요의 바다’ 등 다양한 한국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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