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아내의 맛’ 시즌2일까, ‘와카남’일까. TV조선의 복붙(복사+붙여넣기) 예능의 한계는 어디일까.

지난 4월 주작 논란까지 벌어지며 논란을 빚었던 TV조선 간판 예능 ‘아내의 맛’이 종영했다. 가족 예능을 표방했지만 3년 가까운 방송 기간 동안 온갖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사진=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그리고 종영에 가까워서는 함소원과 그 가족의 방송분이 조작 논란에 휩싸였고, 출연진인 함소원이 개인 SNS로 사과를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시청자의 신뢰를 져버리며 결국 종영 사태까지 맞이했지만 그럼에도 시청률은 자극적인 이슈와 맞물려 내내 좋은 지표를 보였다.

이 때문일까. TV CHOSUN은 출연진과 간판만 바꿔단 ‘와카남’을 ‘아내의 맛’ 종영 2달 만에 선보였다. “든든한 경제력을 갖춘 아내와 이를 누리는 남편”을 그린다는 취지다. 하지만 가족 예능이라는 큰 골자 안에서 연예인이나 셀럽 일상을 보여줄 뿐 기획의도와 닿지 않은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예비 대선 후보들이 연이어 출연한 것만 봐도 기획의도와 섭외 사이에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여기에 ‘아내의 맛’ 송가인, 정동원 출연 때와 마찬가지로 자사 프로그램인 ‘미스트롯2’을 끼워 맞추고 있다. 미혼인 은가은과 이상준의 가상 부부로 출연한다. 

시청률만 잘 나오면 된다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시청률은 나쁘지 않다. 중장년층이 타깃인 TV조선은 시청자의 충성도가 높은 채널이다. 고정 시청자층가 좋아하니 이런저런 질타에도 계속 복붙 예능이 나온다. 보다 폭넓은 세대를 품으려는 의지조차 없는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사진=TV조선 '와카남'
사진=TV조선 '와카남'

‘와카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시작한 ‘내일은 국민가수’ 역시 트로트에서 장르만 넓혔을 뿐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의 복붙이다. 동일한 패턴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계속 되다보니 이번에는 시청률도 예전같지 않다. 첫 방송 이후 시청률은 3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물론 방송사 입장에서 시청률은 생명과도 직결되기에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공장도 아닌 방송사가 끊임없이 자기복제를 해내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 종합편성 채널의 개국은 다양성 제고에 대한 목적도 있다. 올해로 TV조선은 개국 10주년이다. 기념비적인 해를 맞이한만큼 그간 걸어온 발자취를 뒤돌아봐야 할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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