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베카'가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오래도록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로맨스와 서스펜스, 매혹적인 음악까지 재미 요소는 몽땅 갖췄으니 홀리듯 보는 수밖에.

'레베카'는 다프네 듀 모리에의 베스트 소설 '레베카'를 원작으로 한다.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의 동명 영화로도 유명하다. 2013년 한국 초연 이후 여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사고로 아내를 잃은 막심 드 윈터가 몬테카를로 여행 중 우연히 나(I)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후 막심의 대저택 맨덜리로 함께 돌아왔지만 그곳에 남은 레베카의 흔적과 댄버스 부인의 존재가 나를 옥죈다. 이후 서서히 레베카와 관련된 진실들이 드러난다.

일단 이야기 자체에 관객의 흥미를 끌어당길 요소들로 가득하다. 막심과 나의 달달한 로맨스, 레베카를 둘러싼 미스터리, 댄버스 부인이 선사하는 음침한 서스펜스까지 집약됐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결말을 알고 보는 관객들이 많겠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 조명 등 무대효과로 긴장감을 꾸준히 유지한다.

'레베카' 특유의 스산하면서 애잔한 분위기는 '매혹'이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린다. 대표곡 '레베카'부터 '신이여' '칼날같은 그 미소' '영원한 생명' 등 실베스터 르베이가 탄생시킨 멜로디들이 그야말로 '거를 타선 없이' 이어진다. 

수차례 '레베카'와 함께한 배우들의 호흡은 작품을 조금씩 더 단단하게 굳혀가는 듯 하다. 신영숙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댄버스 부인으로 꼽히는 옥주현은 여러 TV프로그램 등에서 '레베카' 넘버를 선보인 바 있다. 2막을 여는 그의 노래는 관객들로부터 방역지침도 잊고 탄성을 지르게끔 만든다.

세 번째 나(I)를 연기하는 이지혜도 순수한 모습부터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 모습, 댄버스 부인에 강단있게 맞서는 모습까지. 뚜렷한 성장기를 그려낸다. 막심, 댄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I)의 넘버들이 약한 아쉬움을 연기로 털어버린다.

2013년 초연 당시 잭 파벨 역으로 참여했던 에녹은 9년 만에 주인공 막심으로 무대에 올랐다. 일반적인 막심의 이미지보다 좀 더 젊은 느낌이다. 때문에 나(I)와의 로맨스가 더욱 돋보인다.

한편 이번 시즌 '레베카'는 민영기, 김준현, 에녹, 이장우, 신영숙, 옥주현, 임혜영, 박지연, 이지혜 등이 출연하며 오는 2022년 2월 2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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