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대통령)선거 레이스 한복판에 유령이 출몰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조직과 배우자 김건희씨 관련 무속의존, 무속인 개입 논란을 두고 한 말이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캡처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캡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소속 목회자와 평신도들은 24일 “무속에 의존하는 국가지도자를 절대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예장통합 목회자와 평신도들은 성명에서 “최근 무속을 가까이하는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일부 보수 기독교 인사들은 의도적인 정치 편향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무속에 의존하는 정치는 정통 기독교 신앙은 물론, 사회 일반의 건전한 상식과 21세기 현대 과학 문명에도 역행하기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경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권력이 특정 종교 혹은 무속인과 결탁했던 결과는 말로가 좋지 않았다”며 “우리 정치가 건전한 상식을 벗어나 무속과 주술에 기댄 반문명적 정치로 전락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위 '메이저' 언론들도 잇단 보도를 통해 우려를 표명하는 중이다. 정통 보수신문인 동아일보 송평인 논설위원은 26일자 ‘샤머니스트 레이디’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김건희씨의 “내가 신(내림)을 받거나 한 건 아닌데 웬만한 사람보다 (점을) 더 잘 본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김씨의 자의식은 단순한 무속의 소비자가 아니라 스스로가 무속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김씨는 허위 이력을 적은 서류가 적지 않게 드러났다. 그의 어머니는 은행통장 잔액을 위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고, 김씨는 주가 조작한 도이치모터스에 돈을 빌려준 데 대해 수사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집안이 검사 사위를 얻는 데 집착한 이유와 무속을 가까이 한 이유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며 “부정한 방법으로 아슬아슬 살아왔으니 늘 불안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 위원은 칼럼 말미에서 “조선 고종 때 민비는 임오군란으로 쫓겨났다가 환궁하면서 박창렬이라는 무녀를 데리고 들어와 국(國)무당으로 세우고 대소사를 의논했다. 민비는 그를 언니라고까지 부르며 가까이 했다고 한다. 무녀에게 놀아난 나라가 망하지 않을 수 있었겠나”라고 되짚었다.

그러고는 “샤머니스트가 퍼스트레이디가 되는 건 두고 볼 수 없다”며 “사죄로 퉁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납득할 만한 처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JTBC 홈페이지 캡처
사진=JTBC 홈페이지 캡처

JTBC 뉴스는 서대원 초아주역연구원 원장 인터뷰를 지난 11일과 19일에 걸쳐 내보냈다. 서대원 원장은 2019년 2월 17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김건희씨와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만났다며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을 때였다고 회상했다.

서 원장은 “나는 그분에게 대선에 나가라든지 대통령이 되라든지 이런 소리는 전혀 한 일이 없고 단지 총장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후 4개월 뒤인 2019년 6월 17일 윤 후보는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두 번째 만남은 2019년 8월경으로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얘기가 자연스럽게 오갔다고 했다. 서 원장은 “제가 충고를 하나 했다”며 “이런 이야기해도 될는지 모르겠는데 조국하고 친하게 지내십시오. 이랬다”고 전했다.

이날 만남 이후 김건희씨에게 전화가 왔는데 수화기 너머로 윤석열 후보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다고 했다. 서 원장은 “(김건희) 옆에서 들리는 소리가 '그래서 조국이 대통령 되겠는가?' 이렇게 (물으라고) 시키더라”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가 김건희씨를 통해 역술인 서 원장에게 조국 전 장관이 대통령이 될 지 물어봤다는 것이다. 서 원장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고, 이후 윤석열 부부와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21세기 메타버스 시대에 창궐하는 무속과 주술, 아이러니하면서도 기괴하다. 이번 대선의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로 꼽자니 입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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