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부터 이 작품을 기획을 했어요. 그때는 ‘부산행’도 나오기 전이었고, 주변에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어요. ‘부산행’이 성공을 거두면서 시선이 많이 좋아졌죠. 대본 작업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이전이었거든요. 무증상감염이나 격리같은 단어에 사람들이 익숙하지 않았을 때죠. 불행이지만 코로나 시국이 닥치면서 대본에나 등장할 법한 단어들이 사람들의 일상으로 일어나니까 놀라워요”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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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K-좀비 열풍을 이어나가고 있다. 서양 고유의 크리처였던 좀비는 한국 콘텐츠와 결합돼 보다 다양한 서사와 볼거리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좀비 사태를 질병에 비유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묘한 기시감까지 일으키며 그야말로 시의적절한 작품으로 다가서게 됐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더킹 투하츠’의 연이은 성공은 물론 영화 ‘완벽한 타인’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여온 이재규 감독은 넷플릭스 시리즈 스트리밍 1위를 차지한 소감에 대해 “‘베토벤 바이러스’ 때 못지 않게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시고 있어요”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때 느꼈던 만큼 많은 분들이 반응을 해주시는 느낌이에요. 연출자로서 기쁘죠. ‘오징어 게임’이 문을 열어줬다고 생각해요. 이후에도 한국의 콘텐츠들이 세계의 많은 분들께 전달됐으면 하고, 저희도 거기에 한 몫을 했으면 좋을 거 같아요. 설레고, 기대도 되고 그렇습니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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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으로 출발해 미성년자의 출산, 성폭력, 입시 등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의 문제점들을 드러내기도 하는 ‘지우학’ 이재규 감독은 학교를 우리 사회의 거울이라고 표현했다.

“자기 자신과 삶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수면 밑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흐르는 극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우선 ‘지우학’은 좀비물다워야 했고, 많은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면서 몰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그 이면에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들을 담아냈으면 좋겠다 싶었죠.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학교는 우리 사회의 거울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에서 일어나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도 우리 사회의 단면을 반영한다고 보거든요. ‘지우학’에도 사회적인 고민과 반성들, 문제 제시가 담겨있어요”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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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르물 중에서도 ‘지금 우리 학교는’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미 좀비물이 하나의 전형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K-좀비가 유독 사랑을 받는 데 대해 이재규 감독은 “정제되지 않은 뜨거움”을 꼽았다. 

“우선 좀비물에 대한 엄청난 팬덤이 있는거 같아요. ‘오징어 게임’이 열어준 문으로 ‘지우학’이 들어갈 수 있기도 했고요. 제가 생각하기에 K-콘텐츠는 뜨거워요. 외국 콘텐츠들이 드라이하고 정제된 감정들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잖아요. 한국 콘텐츠는 좀 덜 정제 됐지만, 좀 더 뜨겁다고 생각하거든요. 성인이 되면서 순수한 마음, 뜨거운 가슴을 잃어가는 것도 ‘지금 우리 학교는’이 말하고자 하는 한 축이거든요. 그런 뜨거움이 많은 분들께 사랑받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사람이기에 가지는 보편성이 닿아있는 느낌이 있어요”

②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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