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의 웹드라마 ‘좋좋소’가 프랑스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트라우마를 자극해 소름 끼쳤다는 반응도 있다.

왓챠 홈페이지 ‘좋좋소’ 캡처
왓챠 홈페이지 ‘좋좋소’ 캡처

왓챠 '좋좋소'는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의 연출부터 이어진 작품이다. '좋좋소' 주역인 배우들과 왓챠 박태훈 대표는 지난 5일 칸 시리즈 핑크카펫을 밟았다. 6일에는 현지에서 상영회를 진행했고, 박 대표가 콘텐츠 마켓 행사인 칸 시리즈 컨퍼런스에서 직접 '한국 OTT 드라마'를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좋좋소'는 중소기업에 취직한 사회초년생 이야기를 유쾌한 공감을 통해 풀어낸 한국 OTT 웹드라마다. 유튜브에서 저예산 쇼트 폼 웹드라마로 시작해 시즌4부터 왓챠에서 상영됐다. 지금까지 시즌5까지 공개됐고, 이번에 칸 시리즈 진출로 상업성과 작품성을 모두 증명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28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중소기업 동향 3월호'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중소기업 취업자는 총 2448만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90만4000명 늘었다. 또한 지난 1월 18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2727만3000명 중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는 2445만7000명으로 89.7%를 차지했다. 

통계 수치로만 봐도 평범한 대다지수 직장인도 아닌 90%를 상회하는 대한민국 거의 ‘모든’ 직장인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거나 재직 중이다. 일반인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미디어에서 다루는 기업들은 대부분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이다. 물론 직장 생활이 대기업이라고 무조건 나으리라는 것은 주관적인 요소를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외부에서도 감시하고 있고 자원을 더 가진 규모가 큰 기업들보다 그렇지 않은 회사들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몸소 겪는 사정이 좀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블랙 코미디 이상의 현실이다. 그래서 웹드라마 ‘좋좋소’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처럼 다소 비합리적이거나 무리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왓챠 홈페이지 ‘좋좋소’ 캡처
왓챠 홈페이지 ‘좋좋소’ 캡처

일부 시청자들은 ‘좋좋소’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사무실에 ‘전자레인지가 있다면 성공’이라는 열악한 복지, 신입사원이나 저연차 직원들에게 임원진들 이상의 역할을 요구하기도 하는 상사의 ‘무리함’, ‘명절’ 상여 등은 기대도 할 수 없는 형편없는 처우 등의 장면들에 공감하기도 했다.

또한 친척들을 임원으로 등기하거나 입사시키는 등을 포함한 ‘사내정치’, ‘합리적인’ 프로세스 없는 체계 없는 의사결정 등-의 현실에 인생의 괴로움을 드라마 장면들을 통해 직접 보며 자신의 감정에 대해 승화하기도 하면서도, 슬픔을 두 번 느껴 트라우마를 느낀다는 반응이 있기도 했다. 

트위터 실시간 피드를 보면 공감을 넘어 과몰입해 퇴사 충동을 느끼는 단계까지 이르렀다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있다. "#좋좋소 재밌다. 약간 막돼먹은 영애씨 같은 느낌이다"(@lov_a***), "와 진짜 대박이다. 이렇게 잘 될 줄 몰랐음"(@wiki***), "#좋좋소 처음에는 재미있게 봤는데 보면 볼수록 직원들과 같이 우울해지네"(@MeatBackpac****) 등의 반응이 있었다.

또한 정부 부처 트위터 계정에도 ‘#미디어속_노동읽기’라는 해쉬태그와 같이 #고용노동부 #웹드라마 #좋좋소, 중소기업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웹 드라마<좋.좋.소>가 화제입니다. 드라마의 어떤 점이 사람들을 공감을 이끌어낸 걸까요? 함께 알아봅니다"(@molab_s***)라는 반응이 있어 더 객관적인 아이러니를 보여줬다.

또 개인적인 회사에서의 경험에 대입해 "왓챠에서 하는 웹드라마 #좋좋소, 적당한 리얼리티와 환장미가 있어서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었는데, ‘지훈씨’가 나오면서부터 진심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런 타입의 남직원들을 심심찮게 봐 왔기 때문에. 그런데 이제 드라마가 너무 현실감이 넘쳐서 드라마를 보는데도 퇴사하고 싶어지는"(@dry_sh***)이라는 다소 격앙된 반응도 있었다.

이쯤되면 제작진들의 일부 시청자들의 ‘중소 기업 가지 마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해명이 실소를 자아낸다. 웃자고 만든 것인지 죽자고 성찰하게 되는 ’웃픔’ 블랙 코미디 리얼리티 드라마 그 이상인지 혼란이 온다. 사회 운동을 불러일으키는 블랙홀 같은 다큐멘터리 같다는 반응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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