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나의 해방일지’가 지난 9일 나란히 첫 방송을 시작했다. 

두 드라마 모두 방영 전부터 이른바 완성형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 하지만 첫주 시청률만 놓고 보면 묘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두 드라마 모두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졌다. 노희경 작가는 이미 종전의 많은 작품들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일상적인 캐릭터들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그려내며 잔잔한 위로를 전했다.

‘나의 해방일지’는 ‘나의 아저씨’, ‘또 오해영’ 등을 통해 보여준 박해영 작가의 대사 전달력의 장점이 가장 빛났다. 특히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박탈당한 많은 선택지를 삼남매의 입을 통해 전달했다. 이에 2회차 방송에도 불구, SNS 등에서도 명대사나 공감 어록 등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률 면에서는 노선이 다소 엇갈린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지난 2회 시청률이 1회 대비 1.2%p 상승했다. ‘나의 해방일지’ 역시 시청률이 상승하기는 했으나 그 폭이 0.1%p에 그쳤다. 전작인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이 4.5%로 첫방송을 시작해 최고 시청률 7.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기류다. 

사진=JTBC '나의 해방일지'
사진=JTBC '나의 해방일지'

물론 채널 인지도나 화제성, 타깃층을 고려했을 때 ‘우리들의 블루스’와 ‘나의 해방일지’를 동일 선상에 두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비교적 수평적인 넷플릭스 순위에서도 오늘(13일) 기준 ‘우리들의 블루스’는 1위, ‘나의 해방일지’는 7위에 머물고 있다. 

다소 자극적이거나 남녀 주인공을 내세운 드라마가 주류를 이룬 시장에서 두 작가의 작품은 시청자들에게 담담한 위로로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첫주 방송만 놓고 보면 ‘나의 해방일지’는 일부의 공감대를 잡는데 성공했지만 보편적인 ‘재미’는 놓쳤다. 

작가가 공들여 쓴 대사는 눈길을 끌지만, 느린 전개 탓에 지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의 아저씨’가 박동훈(이선균), 이지안(이지은)을 중심으로 캐릭터를 쌓아올리며 자연스럽게 무게감 있는 대사를 녹여낸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사진=tvN '우리들의 블루스'
사진=tvN '우리들의 블루스'

반면 ‘우리들의 블루스’는 매 에피소드 중심을 이끌어가는 인물들과 그 주변 인물들의 등장으로 보다 풍부한 그림이 완성됐다. 해야 할 이야기가 많다 보니 속도감이 따라오는 데다, 추후 등장할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중간중간 심어 놨다. 

두 드라마 모두 각각의 강점이 확실한 작품이다. 시작은 미약해 보이는 ‘나의 해방일지’가 ‘나의 아저씨’처럼 많은 사람들의 인생 드라마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도 있다. 주말의 마무리와 새로운 일주일의 시작점 사이에서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는 ‘우리들의 블루스’ ‘나의 해방일지’가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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