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에 이어 ‘브로커’로 외국어 영화를 연출했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본은 우리나라와 지리학적으로 가깝지만 전혀 다른 문화와 정서를 가지고 있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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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런 국가와 언어의 허들을 뛰어넘어 ‘브로커’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주연 배우 송강호는 이번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너무 잘 됐죠, 한국 분들도 기다렸던 순간이 아니였을까요”라고 말했다.

“송강호 배우가 아직 남우주연상을 받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의아한 거죠. 정말 기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박찬욱 감독이나 봉준호, 이창동 감독 작품에서도 충분히 받을만했어요. 우연히 제 작품을 통해 받으시게 된 것이 되려 한국 감독님들께 송구한 마음이 듭니다”

자신이 연출한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배우상으로는 최고의 영예를 품에 안았다는 것은 감독에게도 특별한 경험일 터. 감독은 송강호의 연기를 곱씹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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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받고난 뒤에는 서로 기뻐하고, 서로 부둥켜 안고 행복한 밤을 보냈어요. 조금 침착해져 있던 타이밍에 다시 한번 큰 스크린 화면으로 영화를 봤어요. 딸과 오랜만에 만난 상현(송강호)이 앞으로도 너의 아빠라고 했을 때, ‘진짜?’라는 말을 듣고 보여주는 표정과 감정연기, 아버지로서의 복잡한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다시 한번 봐도 그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그 장면이 정말 좋았다는 이야기를 송강호 배우에게 했어요”

친숙하고 편안한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촬영한 영화. 앞서 프랑스에서도 촬영을 해본 적 있는 고레에다 감독에게 국가별로 차이점이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영화를 만드는 프로세스는 어느 나라나 큰 차이가 없는 거 같아요. 촬영 감독이라고 하면 어느 나라에 가도 그 느낌이 나고, 미술부 스태프는 어느 나라에 가도 미술부 느낌이 나요. 그게 신기한 부분이에요. 장인들은 국경을 넘어서 어떤 특징을 갖는 부분이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작업이 힘들었다는 없었어요. 그보다 한국과 프랑스는 일하는 노동 환경이 환경이 잘 정비가 되어 있었죠. 충분한 휴식시간이 보장돼서 한국이나 프랑스 작업 환경이 훨씬 쾌적했다. 일본도 빨리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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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본의 제작 시스템 문제로 해외에서 영화 작업을 연속적으로 진행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영화 제작 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해외에서 찍은건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영화를 해왔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어느 정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어요. 이번에는 우연히 함께 영화를 하고 싶은, 제가 평소 팬으로 여겼던 배우들이 프랑스에도 있었고 한국에서도 있었어요. 이렇게 두 작품이 연속으로 해외 프로듀싱이 됏어요. 해외 작업을 통해서 얻은 경험들을 이제 일본에 돌아가서 이렇게 바뀌는 것이 좋겠다는 피드백을 해나가고 싶은 생각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영어권에도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들이 있어요. 한국에서도 드라마가 될지 영화가 될지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작업을 해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고요”

②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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