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은 우승 후에도 여전히 피아노밖에 몰랐다. 

사진=싱글리스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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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캠퍼스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 '제 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임윤찬과 그의 스승인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번 우승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음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날 임윤찬은 해외 투어와 한국 공연을 공개했다. 7월에는 북미지역 투어가 예정되어 있고, 11월에는 아시아 투어에 임할 예정이다. 이후 12월 1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우승 당시 했던 콩쿠르 연주곡들로 구성된 공연을 펼치게 된다.

짧은 연주를 들려준 뒤 마이크를 잡은 임윤찬은 최근 이룬 업적과 주변 반응들에 대해 겸손해했다. 그는 "우승을 했다고 실력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변한 것은 없다. 저는 다른 생각없이 피아노만 치고 살았기 때문에 앞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손민수 선생님과 상의하면서 앞으로 일들을 결정하고 배울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의 스승인 손민수는 "긍지를 느낀다. 이게 음악을 하는 이유다.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아서 감사한 마음뿐이다. 많은 부분을 임윤찬과 상의하고 있다. 앞으로 본인의 선택으로 자신의 앞날을 개척하고 이루어질 것이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음악가에게 자문을 구해야겠지만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그걸 믿고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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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수는 임윤찬과의 첫 만남에 대해서도 회상했다. 그는 "오늘 연주를 하기 직전에도 왼손만 연습하고 있는 것을 봤다. 연주에 임박했는데도 왼손만 차분하게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제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12살 때 처음 만났을 때는 18살에 우승을 하고 여러분 앞에 보여질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매주 임윤찬이 들고 오는 것을 보면서 정말 음악에 몰두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늘 새로운 것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느꼈고 임윤찬을 보면서 진정한 자유, 음악의 힘은 작은 연습실에서 단련과 절제를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느꼈다. 어린 피아니스트가 어떤 굴곡을 거쳐서 나이가 들 때는 어떤 음악을 들려줄지 궁금하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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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임윤찬의 열정도 들을 수 있었다. 임윤찬은 3년 전에 했던 베토벤과 지금의 차이에 대해 "다른 협주곡도 해보고 싶은데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을 때 베토벤 연주3번이 나온 것 같다. 듣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3년 전에 했던 공연과 비교해 마음가짐은 같다. 제가 달라져서 다르게 들리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의 음악가에 귀를 기울인다고 말한 바 있는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그분들은 음악과 악보 사이에서만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더 독창적인 음악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다른 사람의 연주를 쉽게 들을 수 있어서 근거없이 따라하는 모습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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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한국 예술가들이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있었고 임윤찬의 수상과 함께 예술영재교육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손민수는 "초대 총장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비전이 이제 현실화되고 있다. 음악으로 똘똘 뭉쳐서 해온 과정이 꽃피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실기위주의 학교로 알려져 있는데 단지 악기 하나를 잘 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음악에서 한 사람의 모습이 다 드러나기 때문에 어떤 부분들이 무대에서 드러나는지 맞춰서 준비한다. 친구들 앞에서 연주하는게 가장 떨린다고 하는게 그것을 이야기하고 발전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덕분에 뛰어난 음악가들이 배출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끝으로 손민수는 "임윤찬이 산에 가서 살고 싶다는 인터뷰도 봤다. 이미 피아노 도사인 것 같다. 음악 안에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 같다. 풀리지 않는 질문들의 대답을 찾아가는 일상이지만 임윤찬의 음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한다면 걱정할 것이 없다. 음악적 지조를 잃지 않는 음악가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제자를 향한 진심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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