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매혹적인 서사지만 ‘종이의 집’은 스페인, 히스패닉의 문화가 다수 반영돼 있다. 사회는 물론 정치적, 문화적으로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다. 로컬라이징에 대해 묻는 말에 류용재 작가는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가진 역사와 국민성이 우리나라와 굉장히 닮은 듯 달라요”라고 운을 뗐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닮은 부분은 아주 열정적이라는 부분 같아요. 그런데 또 스페인 원작은 총질을 하면서도 사랑을 나누잖아요. 우리나라는 왜 그런 부분에서 이질감을 느낄까 생각 해보면 유럽 사람들만한 여유가 없지 않나 싶었어요. 성격도 급하고, 뭔가 목적을 이뤄야 하면 거기에 집중을 해야 하잖아요. 저희만의 판으로 이야기를 위해 뭘 바꿔야 할지를 고민했지, 뭘 가져갈지를 고민하진 않았어요. 오히려 고민을 많이 한 건 공간 설정인거 같아요. 애초에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던게 원작 속 경찰과 강도단의 대립이 아니라 그들 안에서도 서로 오랜시간 반복해온 남북한 출신들의 레이어가 하나 더 생긴 거였어요. 또 하나는 화폐를 들고 도망갈 루트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잖아요. 또 총기도 금지돼 있는데 어디서 총질을 할 거냐 그런 많은 부분을 (통일 직전) 이 설정이 해소해줄 수 있는거 같았어요. 말이 되기 위해서 뭐가 필요한가를 하면서 세팅을 하게 됐어요”

작품의 톤을 결정하게 되는 대사가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류용재 작가는 한정적인 러닝타임 안에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주제적으로 하고 싶은이야기들이 분명히 있었고, 그것들을 전달하는데서 러닝타임이 한정적이다 보니 대사적으로 힘이 들어간 게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저도 처음해 본 방식이긴 한데 캐스트가 많다보니 대본이 완성된 상태에서 캐스팅이 됐을때 각각의 배우들의 의견을 주고 받은 부분도 많았어요. 그러면서 다시 한번 캐릭터들을 정리하는 과정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제 딴에는 과몰입 상태였을 수도 있을 수는 있지만.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이 인물들을 가져간다고 생각을 했어요”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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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부분 부분 변화를 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특히 캐릭터들의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원작에서는 극성이 강한 도쿄가 대표적이었다. 인물들의 기본적인 성격이나 기질이 바뀐 이유도 궁금했다.

“저도 원작의 찐팬이기 때문에 원작 1, 2부를 볼 때 한국팬들 반응을 기억해요. 도쿄가 너무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라 장르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것들이 감상에 방해가 된다는 일견의 시각도 있던걸로 기억해요. 그것 때문에 도쿄를 완전히 바꾸자는 아니였어요. 남북한이라는 레이어를 더했을때 우리만의 설정에서 우리만의 이야기를 하려면 필연적으로 어떤걸 가지고 가야겠다 하는 것들이 있었어요. 원작은 24편인데 12편 안에 이 이야기를 끝내야하기도 했고요. 어떤 관계성은 압축하거나 그 안에서도 다양한 레이어를 집중해야 했어요. 도쿄와 리우가 원작에서 꽤나 뜨겁게 사랑하는 커플 중 하나였죠. 우리 작품에 주어진 제약이 짧은 시간에 이 거대한 이야기를 끝내야 하고, 큰 틀의 이야기에서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관계성이 무엇인가 했을 때 교수와 우진, 덴버와 민선의 러브라인이였어요. 대신 도쿄나 리우같은 경우는 그들의 관계에서는 성장에 집중을 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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