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홍나현은 지난 1월에 있었던 '제 6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에서 차지연, 아이비, 유리아, 손승연과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뮤지컬계의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만으도 화제를 모았다. 지금처럼 꾸준히 성장한다면 언젠가는 수상하는 날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사진=낭만바리케이트
사진=낭만바리케이트

홍나현은 지난 시상식에 다녀온 기억에 대해 "스타들 파티에 초대된 어린아이 느낌이었다. 연말 파티처럼 행복하게 구경했다. 드레스도 직접 사보고 평소 공연을 많이 못봤는데 저런 작품이었구나 하면서 축하공연도 즐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우주연상을 언젠가는 타게 되지 않을까' 하는 물음에는 "결과가 중요해지면 이 직업은 힘든 것 같다. 스무살 때는 포부랑 목표가 있었는데 지금은 잘 맞는 작품이 들어오고 잘 할 수 있는 작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목표를 갖게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목표가 있는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빨리 지치게 할 수 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보니까 여우주연상 후보도 됐다. 그 자체로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홍나현은 '비틀쥬스'를 통해 대극장에 입성하게 됐고 뮤지컬 이외의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더불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쁨도 맛봤지만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고 그저 매일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대극장에서 공연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들 '한 단계 성장했구나' 하면서 축하해줬다. 그런데 작품을 하니까 분명 성장하는 것은 맞지만 왜 이게 성장이지 하는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공연을 하면서는 시야를 넓혀야 했고 라이선스라서 외국인과 협업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좋은 선배들도 많이 만났지만 똑같은 공연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소신을 밝혔다.

최근 많은 뮤지컬 배우 출신들이 방송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노래와 연기가 가능한데다 관객의 진입장벽이 높은 뮤지컬계에서 방송을 통해 인지도를 쌓는다면 티켓파워가 생긴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나현의 방송계획은 없을까. 

사진=낭만바리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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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그는 "'비틀쥬스' 이후에 드라마나 영화쪽에서 처음으로 연락이 왔다. 원래는 욕심이 없었는데 감사하게 연락이 왔고 준비 중이다. 인생계획을 가지지 않고 오늘 하루 행복하게 공연해야지 했는데 이런 기회가 생겼다"면서 앞으로 방송에서의 활발한 활동도 예고했다.

홍나현은 SNS를 굉장히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공연이 끝나면 그의 인스타그램의 피드는 언제나 꽉 차있다. 그는 팬들이 공연을 보러오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쳐서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리그램을 하면 지인들은 불편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하고 있다. 저는 다른 공연을 보러갈 때 티켓팅을 하고 직접 가서 함께 호흡하면서 보는 일련의 과정이 힘들었다. 그런데 관객들은 제 공연을 보기 위해 이런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공연을 보고 SNS에 남겨주고 DM으로도 길게 응원의 메세지를 남겨주는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나현은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배우'의 정의에 대해 "배우들 중에는 자신의 상황을 잘 꺼내놓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자신을 내려놓고 쏟아내는 배우를 보면 수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저렇게 무대 안에서 진심일 수가 있나 생각하게 된다. 관객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밑바닥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에게 경외심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날 만나본 홍나현은 밝은 모습 뒤에 있었던 내면의 깊은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연기에 대해 고민이 상당했고 신중했으며 자신만의 소신도 명확하게 가지고 있었다. 계획을 세우지 않고 오늘 하루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여기에 관객의 입장도 배려할 줄 아는 그의 모습에 관객들이 호응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됐다. '늘 평생의 꿈은 미스사이공'이라고 말한다는 그의 꿈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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