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이분법적인 선악구도를 탈피한 스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회가 전국 9.1%, 수도권 10.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11.7%를 돌파했다.

이날 방송에는 최수연(하윤경), 권민우(주종혁)을 중심으로 시청자들의 인식을 뒤엎는 캐릭터 반전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최수연은 1회에서 한바다에 입사한 우영우(박은빈)를 견제하는 권민우(주종혁)에게 “난 걔보면 괴로워요. 어설픈 모습이 안쓰러워서 도와주다 보면 정작 걔는 1등하고, 나는 뒤쳐지고 학교 때나 여기에서나 똑같네요”라고 푸념했다. 권민우는 우영우를 돕지 말라고 했지만, 최수연은 회전문 통과를 어려워하는 그를 발견하고 신경질적으로 “저러고 있는데 어떻게 안 도와줘요”라고 반응했다.

그런가 하면 이준호(강태오)가 우영우의 고래 이야기를 “평생 들어주실 거예요? 평생 들어주실 거 아니면 준호씨가 먼저 선을 그어줘야죠. 그게 진짜 영우를 위한 일 같은데”라고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조언을 건넸다.

사진=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캡처
사진=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캡처

우영우를 도우면서도 적당한 거리감을 두는 듯 했던 최수연은 우영우의 돌직구 고백에 눈시울을 붉혔다. 권민우가 의도적으로 우영우를 사건에서 배제하려고 하자 이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기도 했다. 적당한 도덕적 경계를 지켜오던 최수연의 반전을 불러 일으킨 건 우영우의 돌직구 고백이었다.

우영우는 봄날의 햇살에 최수연을 비유하며 “로스쿨 다닐 때부터 그렇게 생각했어.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료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따뜻하고 밝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라고 말했다. 이에 늘 이성적이던 최수연은 눈시울을 붉히며 착한 본능을 드러냈다.

반면 우영우의 특수성보다 자신의 경쟁자라는데 중점을 두며 초반 ‘제일 편견없는 캐릭터’라는 반응을 얻기도 했던 권민우는 원성을 샀다. 권민우는 정명석(강기영)에게 넘겨받은 사건 자료를 넘기지 않는가 하면, 의뢰인과 통화에서 우영우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평가절하하며 자신이 ‘봉사’를 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사진=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캡처
사진=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캡처

그렇다고 권민우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극단적인 악인으로만 묘사하는 건 아니다. 권모술수 권민우라는 우영우의 말 한마디에 발끈하는 유아적인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우영우의 시점에서 몰입해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권민우가 마냥 미워보일 수도 있지만, 1년차 계약직인 권민우의 절박함이 와닿는 순간들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주인공인 우영우도 5회에서는 도덕적으로 깊은 갈등에 빠진다. 주인공이라고 매번 선한 의뢰인의 편에만 설 수 없다는 걸 보여줬다. 특히 우영우가 권민우와의 경쟁에 과열로 진실을 외면했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몰아치는 ‘매운 맛’은 없지만 ‘깊은 맛’은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캐릭터의 레이어를 겹겹이 쌓아나가고 있다. 우영우를 통해 주변인물들도 성장하지만, 우영우 역시 주변인물들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이 잔잔하지만 결코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여기에 방송 말미에는 태수미(진경)의 혼외자 논란이 그려지며 앞서 한선영(백지원)이 언급한 우영우의 엄마에 대한 미스터리까지 가미했다.

한편 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밤 9시 ENA채널에서 방송되며, seezn(시즌)과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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