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사랑하라’, ’천원짜리 변호사’, ‘신성한 이혼’ 그리고 ‘진검승부’까지. 법조인을 앞세운 드라마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지난 13일 첫 방송을 시자한 KBS 2TV 월화드라마 ‘법대로 사랑하라’는 4차원 변호사 세입자 김유리(이세영), 검사 출신 건물주 김정호(이승기)를 주인공으로 한다. 로맨스를 앞세우긴 했지만 비싼 수임료 대신 커피 한잔에 법률 상담을 해주고, 정의에 앞장서는 김유리와 김정호의 서사가 주를 이룬다.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SBS ‘천원짜리 변호사’는 커피 한 잔보다 수임료가 낮다. 남궁민은 이번 드라마에서 수임료는 단돈 천원이지만, 실력은 최고를 자랑하는 ‘갓성비 변호사’ 천지훈을 연기한다. 천지훈을 주인공으로 ‘천원짜리 변호사’는 빽 없는 의뢰인들의 가장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변호사의 활극을 그린다.

전역 후 복귀작으로 도경수가 선택한 KBS 2TV ‘진검승부’는 불량 검사 액션 수사극을 표방했다. 도경수는 전대미문 똘기충만 꼴통 검사 진영으로 변신을 예고했다. 앞서 공개된 티저 등에서 도경수는 검사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파격적인 비주얼을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법대로 사랑하라’ ‘천원짜리 변호사’ ‘진검승부’가 따뜻한 메시지와 감동,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면 JTBC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은 묵직한 장르물이다. 특권층과 사회 지도층의 부폐를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사회고발적인 내용을 담으면서도 장르의 색을 가미했다.

‘가진 자들의 추락 스캔들’을 내세운 ‘디 엠파이어: 법의 제국’은 법으로 쌓은 철옹성 안에서 지켜졌던 욕망과 위선의 삶, 그들의 비밀에 대한 폭로를 담을 것으로 예고됐다.

내년 상반기 편성을 앞둔 ‘신성한 이혼’은 이혼 변호사 신성한(조승우)을 주인공으로 기구한 의뢰인들의 사연을 풀어가는 과정이 중심에 있다. ‘서른, 아홉’ 유영아 작가가 집필을 맡아 휴먼 드라마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조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는 늘 있어왔지만, 동시기에 다수의 작품에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일은 드물다.  한때 실제 법이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하는 국민 법감정을 ‘다크 히어로’ 캐릭터로 풀어낸 드라마들이 쏟아지던 현상과도 유사하다.

다크 히어로가 다소 폭력적이라면 최근 법조인을 내세운 드라마들은 보다 말랑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일상에서는 조금 멀리 있다고 느껴지던 법조인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현실 법정을 고증하는 대신 시청자의 편의를 위해 연극 무대처럼 활용해 법률용어를 몰라도 충분히 시청이 가능하다.

보편적인 정서로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것은 물론, 젠더 이슈 등을 통해 시청자간의 토론을 유발하기도 한다. 교훈적인 드라마 대신 공론의 장으로 드라마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셈이다. 시청률은 하늘이 내린다지만 시청자들 역시 이같은 작품에 좋은 호응을 보내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 주인공 우영우(박은빈)는 물론 매회차 에피소드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며 흥행에 성공했다. ‘법대로 사랑하라’는 첫 방송 시청률 7.1%를 기록하며 시청자의 관심을 입증했다. 이에 이어질 작품들이 ‘우영우'를 이을 대세 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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