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이 전 국가대표 이재영을 만난 것을 두고 계속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김형실 감독은 이에 대해 "자충수를 구단이 둘 이유도 없다. 현재까지는 그저 알아보는 수준에서 만나본 것이다"라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런 소득 없이 자충수만 둔 꼴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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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청담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22-23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페퍼저축은행이 이재영과 두 차례 만났다는 것이 전해지면서 개막을 앞둔 기대감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이에 팬들은 근조화환과 트럭시위를 벌이며 분노를 표현했다.

이에 대한 파장은 행사 이후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의 발언 전체 영상이 공개되면서 더 커졌다. 

김형실 감독은 "여건이 충족되야 하고 사과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오히려 구단의 움직임에 감사하다. 내부 발전을 위한 움직임이다. 다른 감독들도 영입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이 그대로 보여지며 납득되지 않은 모습이 팬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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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실 감독의 입장에서만 생각해보면 이재영 영입은 감독으로서의 책임감과 새 시즌에 대한 걱정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첫해 3승 28패(승점 11)로 최하위를 기록했는데 경기내용과 결과 모두 좋지 않았다. 압도적으로 패하는 경우가 많아 감독으로서 새 시즌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에 비시즌에 여러 선수를 영입하며 반전을 꾀했으나 국가대표로 차출된 하혜진과 이한비가 모두 부상을 당하면서 이번 시즌 초반 전망도 밝지 않게 됐다. 

또한 다른 팀에서 탐낼 유망한 자원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 트레이드도 여의치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재영 같은 검증된 공격자원에 눈을 돌렸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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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을 보강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나 그렇다고 이재영 영입을 생각한 것은 무리수였다. 오랜 시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재영이 당장 합류한다고 예전처럼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란 확신도 없을 뿐더러 스타 선수 1명이 들어왔다고 바로 최약체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간 여자프로배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팬들의 사랑이 있었고, 각 구단도 다른 종목에 비해 월등한 팬 서비스를 보여주며 이에 화답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김형실 감독과 페퍼저축은행은 이러한 팬들의 마음을 역행해 과거처럼 성적을 높이는 것에만 집중한 것처럼 보인다.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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