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토벤' 제작발표회에서 엄홍현 총괄 프로듀서는 창작뮤지컬 제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 많은 창작 작품을 제작 중이라고 밝힌 동시에 라이선스 중심의 제작 흐름을 바꿨다고 했다. 뮤지컬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는데 의미있는 시도가 될까.

사진=EMK
사진=EMK

지난 15일 엄홍현 프로듀서는 EMK에서 선보인 '웃는남자', '마타하리' 등 창작 작품들을 언급하며 '베토벤'을 제작하게 된 과정을 자세히 밝혔다. 그러면서 '베토벤'의 세계화를 강조했다. 

한류 문화의 다음 주자는 K-뮤지컬이 될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베토벤'은 처음부터 세계를 공략해서 완벽하게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전 세계인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소재에 대한 고민이 깊었고, 가사도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해도 이상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교한 작업이 이루어지는 등 곳곳에서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엿보였다. 내년 1월말 쯤에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좋은 소식도 기대케 했다.

현재의 뮤지컬 시장은 주류로 자리 잡은 라이선스 작품들로 인해 여러 기형적인 모습이 나타났기에 뮤지컬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EMK가 앞장서서 창작뮤지컬을 제작한다고 선언한 것은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인다.

사진=E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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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공연이 높은 가격을 형성한 것은 스타 캐스팅과 함께 라이선스 중심의 작품들이 올라오는 것도 한 몫했다. 코로나 시대에 들어오면서는 할인 이벤트도 눈에 띄게 줄었고 회전문 관객에 의존하는 환경이 오랜시간 이어졌다. 

그러면서 진입장벽은 높아져갔고 당장의 수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제작사 입장에서는 검증된 라이선스 뮤지컬을 들여오면서 악순환을 통해 공멸하지 않을까 우려됐다.

하지만 엄홍현 프로듀서는 "'베토벤' 이외에도 계속해서 창작 뮤지컬을 제작 중에 있다"는 것을 명확히 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선 모습이다. EMK가 이러한 분위기를 앞장서서 만들면 다른 제작사들도 비슷한 기류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의미있는 변화들이 눈에 띄게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보인 것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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