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이 다시금 트로트 광풍을 예고하며 지난 연말 동시에 출격했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MBN ‘불타는 트롯맨’은 대한민국에 ‘트롯 오디션’ 열풍을 일으킨 주역 서혜진 PD가 TV조선을 나와 설립한 크레아 스튜디오와 MBN이 의기투합한 ‘초대형 트롯 오디션’이다. ‘물이 다른 트롯, 결이 다른 스타’를 기치로 내걸고,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뉴노멀 트롯 오디션’을 선보일 것을 웅변했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는 ‘우승 상금’의 한계를 깨부순 ‘오픈 상금제’를 최초로 도입했다. 각 미션 시 참가자들의 역량에 따라 상금의 규모도 커지는 제도로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아 국내 오디션 사상 최대 우승 상금이 터질지 관심을 끌었다.

첫 방송의 전국 가구 시청률은 8.3%(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고 27일 방송분은 이보다 상승해 11.8%를 찍었다.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2'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2'

22일 첫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2’는 제작진과 마스터를 교체한 뒤 론칭했고 전국 가구시청률 20.2%(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이틀 앞서 방송된 ‘불타는 트롯맨’보다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29일 방송분은 20.8%에 이르렀다.

비슷한 시기에 트로트를 전면에 내세운 경연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특히 ‘미스&미스터트롯’을 진두지휘했던 수장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띄우는 것에 대한 ‘기대 반, 걱정 반’은 당연했다.

‘미스터트롯2’의 경우 시즌1의 임영웅·김호중과 같은 임팩트 있는 인물이 없다는 지적도 있으나 전편의 후광을 등에 업고, 보다 세련되고 화려해진 경연자들과 같은 몇 가지 장점을 장착한 채 순항하는 모양새다. 시청률과 화제성이 이를 입증한다.

사진=MBN '불타는 트롯맨'
사진=MBN '불타는 트롯맨'

반면 ‘불타는 트롯맨’은 ‘미스터트롯’의 기본 형식을 답습하는 느낌이다. 트로트 원석들이 공개방송 예심에서 15명의 마스터(혹은 13인 심사위원)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올하트(혹은 올인)을 받아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불타는 트롯맨’의 경우 예심을 마치고 팀 데스매치를 통해 맞붙은 두 팀 중 한 팀은 전원 탈락되고, 또 다른 한 팀은 전원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고 예고했으나 그 과정에서 또 누군가는 패자부활전 등의 방식으로 ‘구조’될 것이란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승 상금’이 아닌 ‘오픈 상금제’ 도입 운운도 시청자 입장에선 별다른 의미도, 감흥도 느껴지질 않는 대목이다.

차별화를 꾀하고자 했다면 혁신적인 방식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틀을 흔들어버리는 승부수를 띄웠어야 했다. 이 수가 마땅치 않았다면 이런 류 프로그램의 관건인 경연자들의 경쟁력(실력과 스타성)을 대폭 끌어올려야 했다.

사진=TV조선, MBN 방송캡처
사진=TV조선, MBN 방송캡처

하지만 이마저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스터트롯2’에 참가한 타 방송 경연대회 우승자의 “지방 행사에서조차 주최 측은 ‘미스터트롯’ 출신을 원했다”는 고백처럼 참가자들의 제1 조준점은 ‘미스터트롯’이니. 기성가수, 재도전자, 타장르 출신, 무경험 신인들은 두 프로그램에 즐비하나 ‘불타는 트롯맨’만의 비밀병기는 과연 누구일까. 

또 다른 재미 요소인 심사위원단 확보에서도 두드러지질 않아 보인다. 기존 ‘미스터트롯’ 마스터 몇 명을 데려오고, 익숙한 얼굴들을 포진시켰으나 독설이든 인간적인 평이든 핵심을 진단하면서 참가자들의 발전을 유도해줄 화술이 '미스터트롯2' 이상으로 들리질 않는다.

결국 현재로선 트로트 오디션 ‘고수’가 자기복제 늪에 빠진 것이 아니냔 우려와 실망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아직 레이스 초반이니 짜릿한 반전드라마를 기대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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