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가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불과 몇 달전에만 해도 '최고가=15만원'이라는 암묵적인 약속이 오랜 기간 지속됐지만, 이제는 나오는 작품마다 1만원씩 최고가를 올리고 있다. 새해와 함께 '오페라의 유령'은 VIP가격을 19만원까지 올렸다.

사진=에스앤코
사진=에스앤코

지난 4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어 공연 첫 도시 부산의 티켓 오픈을 확정하며 공연 캐스트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승우, 김주택, 전동석 등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티켓 가격이 눈에 띈다.

'오페라의 유령' 측은 프리뷰 티켓 가격을 VIP석 17만원, R석 14만원 등, 본 공연은 VIP석 19만원, R석 16만원 등으로 책정했다. 오는 12일 개막을 앞둔 '베토벤'이 VIP석을 17만원으로 책정한 것과 비교해볼 때, 3월에 개막하는 '오페라의 유령'은 두달 만에 또 다시 1만원을 올린 모양새가 됐다.

또한 지난해 12월에 개막한 '물랑루즈'가 VIP석을 18만원으로 책정했고, 앞서 지난해 11월에 개막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VIP석을 16만원으로 책정한 것까지 생각하면 최고가 15만원이 뚫리자 거침없는 인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 때는 현재 '스위니토드', '영웅' 등이 책정한 VIP석 15만원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가성비가 좋은 공연처럼 느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작사 측은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세트, 의상 등 제작비용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꼽으며 가격을 인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뮤지컬 가격이 1만원 오르면 사실상 1년 동안의 물가상승률을 한 번에 반영하는 것인데 나오는 공연마다 올리는 것은 관객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가격을 올릴 때마다 불매운동 등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오페라의 유령'의 경우에도 조승우를 필두로 티켓 파워가 검증된 배우들이 나오는 만큼 무리없이 연착륙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언젠간 올 줄 알았지만 20만원 시대가 이렇게 빨리 눈 앞까지 올 줄은 몰랐다. 뮤지컬 회전문 관객들은 이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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