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정이’에서 김현주는 적지 않은 분량의 액션신을 소화했다. 특히 총기 액션을 위해 장난감 총을 소지하고 다닐 정도로 김현주는 액션에 공을 들였다. 그간 작품들에서 보여준 러블리하고 차분한 인상과 달리 김현주는 격투기 마니아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지옥’ 때는 발차기부터 배웠어요. 저는 구르는게 그렇게 어렵고 무섭더라고요. 복싱을 잘하지는 않은데 좋아해서 집에 샌드백이 있을 정도 거든요. 타격하는데서 스트레스가 엄청 많이 풀리거든요. 격투기 채널도 많이 보고, 격투기 선수들도 좋아해요. 아무래도 많이 보면 이미지 트레이닝처럼 되잖아요. 액션 자체는 어색할 수 있지만 보던게 있으니까 하는게 좀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게 촬영하면서 점점 늘더라고요. 액션도 기술이 필요한거라서 어떻게 기술적으로 하면 더 잘하게 보이는지 터득하니까 ‘정이’ 때 비교적으로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어요”

이제 액션이 없으면 심심하다고 할 정도로 ‘정이’를 즐겁게 촬영했지만 힘든 순간도 있었다. 생소한 로봇 연기가 그랬다. 온앤오프도 힘들지만, 수족이 없는 상태의 정이를 연기할 때 몰입이 쉽지 않았다고.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으면 몰입이 잘 안될때가 있어요. 맞지 않아서 연기자체가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정이가) 상반신만 있었을때는 그린색 옷을 입고 머리도 CG 때문에 올백으로 하고 있는데 너무 부끄러운거에요. 그날 촬영하는데 미치겠더라고요. 정이 연기를 해야하는데 너무 정이같지 않아서 연기하는게 너무 괴로웠어요. 다음날 수트 착장을 했는데 다시 너무 힘이 나더라고요”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물론 성적이 좋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평가가 좋은 건 아니였다. 장르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느냐, 혹은 드라마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렸다. 

“가장 한국적인 SF라고 봐주시면 좋을거 같아요. 예고편을 보신 분들은 SF고 액션신이 난무하는 영화로 기대하실 수 있었을 거 같아요. 근데 예고편이니까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뽑아내려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지점이 있어요. 저는 한국적인 감성과 SF를 적절히 잘 섞지 않았나 생각을 해요. 그런 관점으로 봐주시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있어요”

끝으로 영화 ‘정이’가 김현주에게 어떤 의미의 작품인지 물었다.

“이 작품이 저에게 남긴건 강수연, 연상호, 류경수에요. 도전도 너무 좋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봤을때 ‘정이’는 계속 내 마음에 너무 남아있는 작품인거 같아요. 같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고, 작품적으로는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힘을 완전히 잃었어요. 어떻게 완벽한 작품이 있을 수가 있겠어요. 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런걸 다 떠나서 욕을 해도 좋으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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