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TV 서바이벌 예능과 선명하게 차별화된 넷플릭스 '피지컬: 100' 열기가 예상을 훌쩍 웃돌며 뜨겁다. 특히 2040 여성들 사이에선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피지컬: 100'은 지난 24일 공개된 첫주 넷플릭스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에 올랐고,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의 넷플릭스 TV 시리즈 글로벌 순위 10위권에 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오로지 몸으로만 승부를 본다. 서바이벌의 목적도 가장 강력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한 것이다. 참가자 100명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종격투기선수 추성훈, '도마 황제'로 불리는 전 국가대표 체조선수 양학선,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 등 유명 운동선수부터 보디빌더, 유튜버, 소방관, 전직 해군특수전전단(UDT) 등이 출연한다.

살벌한 몸싸움이나 게임 구성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부 참가자들 몸에 있는 문신, 긴장감이 팽팽한 순간 참가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욕설 섞인 발언, 다소 거친 행동들이 모자이크 처리나 편집 없이 고스란히 등장해 리얼리티를 배가한다.

완성도 높은 연출, 편집, 음악뿐만 아니라 쓸데없이 잡담하는 MC나 게스트가 없는 점도 호평을 받는 요인이다.

기존의 예능 수위를 훌쩍 뛰어넘고, 제작 규모가 큰 이 프로그램을 지상파 방송사인 MBC가 제작사 루이웍스미디어와 함께 제작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연출을 맡은 장호기 PD는 MBC 다큐멘터리팀 소속으로 MBC 'PD수첩' '먹거리 X파일' 등을 연출했다.

박성제 MBC 사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피지컬: 100'을 소개하며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해서 1년 넘게 공을 들였다"며 "제작비도 웬만한 드라마만큼 투입해 대한민국 리얼리티 콘텐츠 사상 가장 큰 스케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각 방송사는 유튜브 채널이나 자사 스튜디오를 통한 TV 편성 이외의 콘텐츠를 생산해 유통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그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중 하나다. 그 선두에 MBC가 섰다.

앞서 MBC는 넷플릭스 예능 '먹보와 털보'도 제작했다. 당시 MBC 재직 중이던 김태호 PD가 연출을 맡았다. 올해 웨이브는 2021년 MBC에 편성했던 두뇌 서바이벌 '피의 게임' 시즌2를 이번에는 단독 공개한다. 연출은 시즌1과 마찬가지로 현정완 MBC PD가 맡는다. 티빙이 지난 27일 공개한 예능 '만찢남'은 MBC 산하 제작사인 MBC D.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가 제작했다.

지상파가 OTT로 시선을 옮기는 데는 자사 TV 채널의 한계도 있다. 지상파 TV 프로그램 제작에는 온라인이나 OTT 콘텐츠보다 제약이 많이 따른다. TV는 대중을 대상으로 하므로 폭력성, 선정성 등에서 수위 조절을 해야 하고, 새롭고 독특한 소재보다는 다수에게 익숙한 소재를 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OTT와 방송사가 같이 만드는 프로그램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OTT 입장에서는 방송사의 오랜 제작 경험을 활용할 수 있고, 방송사에서는 새로운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어 '윈윈' 전략이기 때문이다.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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