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다음 소희’는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자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까지만 해도 이 사실을 몰랐다는 김시은은 “다행히 빠른 시일 내에 그 사실을 알아서 정보를 충분히 찾아보고 습득했어요”라고 밝혔다.

“‘그알’은 일부러 찾아보진 않았어요. 그 인물에 대해서 너무 많은 정보를 알게 되면, 소희를 연기할때 갇혀서 유연하게 생각하기 힘들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기사나 대본상으로 활자만 보고 받아들이면서 연기했어요. (그 선택이) 멀리 봤을땐 긍정적으로 발현된 거 같아요. 실화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소희를 한 장면이라도 거짓되게 연기를 하면 제가 나중에 너무 후회할 거 같았어요. 그래서 진심을 다해서 소희한테 조금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 노력을 했어요. 한 장면, 한 장면 뒷모습도 소희로서 연기를 했어요. 이게 만약 허구의 인물이라면 지금보다는 마음이 가벼웠을 거 같아요. 근데 이게 실화가 있는 이야기니까 마음이 더 무거운건 사실이였어요”

실제 사건의 주인공과 동년배라고 할 수는 없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시대를 지나온 김시은에게는 ‘다음 소희’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너무나도 충격적이였어요. ‘다음 소희’라는 제목이 진짜 다음 소희를 위한 걱정일 수도 있고, 관객분들이 한번 더 소희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줬다고 보거든요.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이 모두 ‘다음 소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동호, 은하 다 소희와 별반 다른 인물들은 아닌 거 같아요. ‘다음 소희’가 없었으면 좋겠지만 다들 묵묵히 버티고 있는거 뿐이지 계속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안타까워요. 이 사회가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이건 우리가 모두 고민해야할 문제인거 같아요”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생기 넘치던 열여덟 소희에서 희망의 불씨가 꺼져가는 암울한 모습까지 설득력 있게 그려낸 김시은. 그는 이같은 감정선을 그리는데 주변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거 같아요. 소희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셨어요. 영화 촬영 초반에는 밝았다가 후반에 고립되는 소희를 담아주셨어요. 시간 순서대로 촬영하는게 쉬운건 아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감정 유지가 조금 더 수월하게 된 거 같아요. 콜센터 장면을 찍을때 소희가 점점 기계적으로 말하려고 하는 노력을 많이 한 거 같아요. 상담 장면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좀 더 중점을 뒀습니다”

‘다음 소희’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소희는 지난 한 해 ‘뇌 멋대로 한다’, ‘멘탈코치 제갈길’ 등에 출연하게 바쁜 시간을 보냈다. 배우로서의 청사진을 묻는 말에 그는 “아직 특정한 목표는 없어요”라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다음 소희’에 집중하고 있고,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하게될지 궁금해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으시면 유연한 사람이 돼서 건강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건강해야 관객 분들에게도 건강한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단단하지만 유연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도 너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서 재미있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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