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100’이 넷플릭스 38개국 정상에 오르며 TV시리즈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청시간 기준의 순위 책정 방식에서 회차가 긴 드라마 시리즈들을 제치고 정상을 차지했다는 점도 유의미하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MBC가 제작한 ‘피지컬: 100’은 넷플릭스를 통해 지난달 24일을 시작으로 매주 2편씩 공개 되고 있다. 자사 채널인 MBC 대신 넷플릭스 독점 공급이라는 시스템을 선택한 셈이다.

MBC의 콘텐츠 공급은 최근 몇년 사이 막강한 자본과 글로벌 시장을 배경으로 둔 글로벌 플랫폼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방송 생태계에 찾아온 변화와도 직결된다.

박성제 사장은 '피지컬:100' 첫 공개 당일 SNS를 통해 “MBC는 이제 지상파 TV가 아니다”라며 “지상파 채널을 소유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피지컬: 100’을 시작으로 OTT를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과 만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된다는 강점도 있지만, 방송사들 조차 제작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작비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선순환 같지만 독점 공급 체결로 MBC 채색은 약해지고,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넷플릭스 오리지널’만 부각된다.

사진=넷플릭스/'피지컬: 100' 장호기 PD
사진=넷플릭스/'피지컬: 100' 장호기 PD

‘피지컬: 100’의 성공은 또 한편으로 이미 다년의 경험으로 기획력과 제작 여건을 갖췄지만 방송사라서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현실을 조명한다. 지상파는 방송 자원의 희소성을 가진만큼 여러가지 규제가 뒤따른다. 사회적인 책무와 도덕성 역시 짊어져야 할 무게다. MBC가 ‘피지컬: 100’을 제작했더라도 그대로 방송을 탔다면 지금같이 적나라한 피지컬 싸움을 담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이유다.

드라마는 이미 사전제작이 많아졌지만 매주 찍어내야 하는 제작 환경도 지상파에서 ‘피지컬: 100’이 방송되기 힘든 배경 중 하나다. 장호기 PD는 기자간담회에서 “만드는 입장에서는넷플릭스 콘텐츠가 제작 기간이 길기 때문에 더 많은 공 들일 수 있다. 또 방송은 1~2주 안에 빨리 만드니 소홀할 수 있는 부분, 화질, 음질 등에 대해서도 요구하는 기준치, 퀄리티가 높다"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피지컬: 100’은 넷플릭스를 통해 매주 2회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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