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과 언젠가는 이별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다가올줄은 몰랐다. 아직 확정된 바는 없지만 김연경이 은퇴 언급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벌써부터 팬들은 술렁이고 있다. 올 시즌 우승이 마지막 모습은 아니길 바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연경은 지난 15일에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경기를 끝난 후 은퇴를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 최근 은퇴설이 돌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그의 답변이었다.

김연경은 "은퇴 생각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다. 한국 나이로 36살이다. 예전부터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도 구단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고 말해 모든 배구팬들을 술렁이게 했다.

이번 시즌 김연경은 공격성공률 1위를 비롯해 득점, 서브리시브, 디그 등에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맹활약하고 있다. 또한 김연경으로 인해 흥국생명은 감독 교체 등 여러 악재가 있었음에도 매진 기록 대부분을 가지고 있을 만큼 티켓 파워도 뜨겁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놓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이 주춤한 사이 1위를 탈환하며 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고, 김연경도 올 시즌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던 터라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결코 가볍게 들을 수 없게 했다.

김연경은 한국, 일본, 터키, 중국 등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2012 런던과 2020 도쿄에서  4위에 올려놓으며 국가대표로도 맹활약했다. 

사실상 더는 이룰 것이 없기에 우승 적기를 맞이했고 다음 시즌 기량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즌을 은퇴의 적기로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너무 갑작스러운 발표이다.

정규리그 마감이 3월 19일로 한달 여 밖에 남지 않았고 그동안 현대건설의 독주 속에 이제서야 흥국생명이 1위에 올랐고, 그와 동시에 은퇴를 언급했기에 팬들은 아직 그를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김연경을 응원하면서도 우승이 라스트댄스가 되지 않기를 많은 팬들은 바라고 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