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주장' 김현수가 일부 야구인들을 향해 작심 발언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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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서 3연속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WBC B조 조별리그 1라운드를 2승 2패, 조 3위로 마치며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김현수는 모든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은 모두 준비를 잘했다. 그러나 준비한 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 아쉽다. 감독님께서도 잘 맞춰주셨다. 제가 주장으로서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제가 선수들을 잘 못 이끌어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자책과 함께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마음이 정말 많이 아프다. '놀러 왔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당연히 성적이 안 나오면 욕먹는 게 맞다. 그러나 이렇게 되니까 마음이 아프다. 후배들한테 아주 미안하다. 제가 통솔한다기보다 더욱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본다. 더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현수는 "대표팀에서 많이 뛰었다. 역대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배들에게 항상 위로의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며 "그런데 아닌 분들이 (이번에는) 많이 그리고 굉장히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봤다. 그런 부분이 아주 아쉽다. 우리와 같은 야구인이라고 생각했기에 더욱 아쉬운 것 같다"며 대표팀을 비난했던 야구인들을 겨냥했다.

김현수는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선수들이 통제할 수 없는 준비 과정의 환경적 측면에서 아쉬움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선수들이 더 조절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리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날씨나 시차 등 굉장히 안 도와주는 부분들을 다음에는 잘 고려해서 (계획을) 잘 짜지 않을까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진짜 마지막인 것 같다. 저는 이제 끝났지만 '팀 코리아'를 믿을 것"이라며 "국가대표로 뽑힐 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둬서 기뻤다. 또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다. 저는 대표팀에 많이 뽑히기도 했고, 나이도 있다. 지금이 제가 내려올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제가 제대로 못 하면 능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을 이끌어가는 게 맞다. 후배들이 더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돌이켜보면 2년 전 도쿄 올림픽과 올해 WBC 대회가 가장 많이 생각난다. 대표팀에 막내로 왔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야구를 했다. 이제는 중압감을 느낀다. 과거 대표팀에서 선배들과 함께 야구했던 기억이 난다. 난 그때 선배들처럼 좋은 선배가 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며 연신 자책했다.

끝으로 그는 팬들에게 "오늘도 많이 찾아와주셨다. 저희가 최선을 다했다는 걸 응원해주시는 분도 계시고, 저희가 못한 부분에 대해 더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주시는 것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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