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출발을 알렸던 양대 종편의 대형 트로트 오디션들이 최근 아쉬움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지난 연말 비슷한 시기에 선보인 MBN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 '미스터트롯2'는 다시금 트로트 판을 키웠지만 기대에 비해 화제성은 미약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사진=TV조선, MBN
사진=TV조선, MBN

이달 16일 종영한 '미스터트롯2'는 TV조선이 '미스트롯1·2'와 '미스터트롯1'에 이어 네 번째로 선보이는 프로젝트였다.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앞선 시즌들에 미치지 못했다.

심사위원단을 포함한 대부분의 경연 구성이나 편집이 이전과 달라지지 않아 예상할 수 있는 전개가 반복됐고, 새로운 팬층을 유입하는데 실패했다. 실력 있는 참가자들이 많았음에도 송가인, 임영웅에 미치는 스타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미스터트롯2' 최종회 시청률은 24.0%를 기록했다. 타 예능에 비해 높은 시청률이지만, '미스터트롯1' 때 시청률(35.7%)을 고려하면 한참 아쉬운 성적이다.

투표수를 들여다보면 더 확연한 차이가 보인다. 임영웅이 진(眞)이었던 '미스터트롯' 결승전 실시간 투표수는 773만이었지만 '미스터트롯2'은 252만건에 그쳤다.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2' 방송캡처
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2' 방송캡처

프로그램 내내 마스터 판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잦아들지 않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이라고 하지만 실력파 참가자가 떨어지고, 트로트 실력보다 스타성을 지닌 참가자가 붙는 일부 사례는 공정과 상식의 룰에서 벗어나 보였다.

반면 경연에서 연거푸 마스터 판정 최하위 점수를 받았던 참가자가 막강 팬덤(SNS·문자투표) 덕에 연이어 중위권으로 '반전'을 시도하는 모양새 역시 공정성을 훼손시켜버렸다.

다행히 '진'을 차지한 안성훈이 압도적 실력을 지녔기에 모두가 수긍할 수 있었지만 고질적 논란을 불식시킬 득점 배분 및 평가 방식에 대한 전면 쇄신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진= MBN '불타는 트롯맨' 방송캡처
사진= MBN '불타는 트롯맨' 방송캡처

이달 7일 종영한 MBN 트로트 오디션 '불타는 트롯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TV조선에서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만든 서혜진 PD가 독립 제작사를 차려 나온 뒤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서 PD는 방송을 앞두고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타임(프로그램)은 MZ세대의 반란이다. 트로트에도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신인류 트롯맨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과대포장이었다. 기존 트로트 프로그램보다 연령대는 낮아졌지만 이런저런 방송에 출연했거나 경력자들이 대거 포진했고, 한술 더 떠 특정 참가자에게만 분량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등 잡음이 일었다.

사진=TV조선,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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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자 가운데 황영웅이 독보적 인기를 얻으며 나름의 화제성을 견인했지만 과거 폭행 전과와 학교폭력 의혹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본인 및 제작진의 '강행' 결정으로 인해 결승 1차전이 방송되면서 '도덕 불감증' '2차 가해'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최종회 시청률은 1부 14.8%, 2부 16.2%, 3부 15.6%로 자체 최고 시청률 16.6%(10회)를 뛰어넘지 못했다. 지리하게 끌고 간 학폭 논란으로 인한 프로그램에 대한 불신, 유력했던 우승자가 막판 사라진 상황에서 따로 우승자를 가리는 게 김이 새버렸단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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