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아가 '파우스트'로 첫 연극 도전에 나섰다. 처음부터 쉽지 않은 캐릭터 그레첸을 만났지만, 긍정적인 평가 속에 연극 무대에도 성공적으로 연착륙하는 모습이다. 원진아가 표현하는 그레첸의 이야기가 관객에게 흥미롭게 전달되고 있다.

사진=유본컴퍼니
사진=유본컴퍼니

연극 '파우스트'는 독일 문호의 거장 괴테의 인생 역작으로 주인공 파우스트가 악마 메피스토와의 영혼을 건 거래로 인해 펼쳐지는 이야기다. 원진아는 극 중 젊은 파우스트(박은석 분)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원진아는 그레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그레첸은 주님이 낸 또 다른 숙제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고, 그레첸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레첸이 완전히 선하다고 볼 수 없었다. 혼전순결을 깨기도 했고 나를 감추기 위해 남을 다치게 하는 행동도 했다. 그레첸의 선택에 대해서 집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유본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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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레첸의 사랑, 구원 등 복합적인 감정은 '파우스트'를 봐야하는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된다. 원진아는 "구원받는 이유를 찾았어야 했는데 죗값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고 안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형장까지 왔을 때 무섭지 않고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주님의 뜻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희생과 죄값을 받은 것에 초첨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우스트'는 16세기를 배경으로 하면서 종교적인 색깔도 함께 드러난다.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본질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도 알 수 있다.

원진아는 종교적인 부분에 대해 "외국작품이고 당시 시대는 신이 법과 같은 존재이다. 원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라서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원작을 훼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현재에 보기에 시대적으로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괴테의 배경을 알아주면 좋을 것 같다. 사회적인 메세지를 작품 안에서 녹여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레첸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목표 지점은 책임감, 죄책감이라고 부연했다.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사진=LG아트센터, ㈜샘컴퍼니, ㈜ARTEC

원진아는 '파우스트'와 그레첸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진 모습으로 애정도 많아보였다. 그는 방대한 양을 압축하느라 '파우스트'의 대사가 줄어줄 때면 "마음이 아팠다"며 "표현하지 않더라도 모든 감정들의 자국이라도 남아있도록 했다. 줄어든 부분의 간극을 매우고 기억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캐릭터에 대한 표현 이외에 원진아는 첫 연극 무대에도 적응해야 했다. 그는 무대에 선 경험에 대해 "생각보다 객석이 잘 보였다. 관객과 눈을 마주치게 되면 원치 않는 반응을 보일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무대에서 도움이 됐다. 긴장을 유지해야한다는 자극을 주는 요소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매체 연기와 차이에 대해 "무대 위 긴장감이 저를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관객이 호응을 해주면 감사함을 느낀다. 그동안 시청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라서 두렵게 느껴졌는데 무대를 하니까 생각보다 관객은 우리의 노력에 대해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청자와 관객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진아는 "영화가 좋아서 연기를 시작했고, 연극과 드라마는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발견하는 즐거움이 크다. 평가를 떠나서 인생에 있어서 값진 경험이 되는 것 같아서 후회가 없다"며 '파우스트'에 임하는 만족감을 전했다.

②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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