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안방극장에 '킹더랜드'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는 1회 5%대 시청률(닐슨코리아)로 출발해 6회에서는 12%를 찍었고, 7회도 10.6%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화제성 부문에서도 뜨겁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2450만 시간 시청돼 비영어권 TV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주연배우인 이준호와 임윤아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펀덱스 조사 결과, 4일 기준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 1·2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2023년 7월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 1·2위에 올랐다.

시청률 및 화제성과 달리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츤데레 재벌2세 남자와 흙수저 캔디형 여자의 로맨스, 전처와 후처 자식간 기업 내 경쟁구도는 초반부터 상투적이란 비판을 샀고, 진부한 클리셰적 상황 설정도 입길에 올랐다.

국내 굴지의 킹호텔 본부장 구원(이준호)와 호텔리어 천사랑(임윤아)의 본격적인 썸과 로맨스가 전개되기 시작한 6~7회는 유치한 설정과 오글거리는 대사로 전회가 이어지는 통에 소위 말하는 갈등과 복선의 드라마투르기는 실종되다시피 했다.

그나마 눈에 밟히는 메시지라곤 유통업계(호텔-면세점-항공사) 서비스직 종사자인 을들의 애환, 이들을 위해 힘을 키우기로 마음 먹게 된 기업 임원(오너 2세)의 각성 정도랄까. 하지만 "관심 없다"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시니컬한 후계자는 언제 일을 할까란 의문이 들 정도로 복잡다단한 경영 업무에도 거리두기 모드다.

이런 하자에도 '킹더랜드'가 인기인 이유는 정상의 아이돌 그룹 출신 두 주연배우의 힘이 절대적이다. 최근작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정점을 찍은 2PM 이준호는 '로맨스 킹'이란 닉네임에 걸맞은 연기술을 보여준다.

사랑에 빠져드는 초딩 감수성 구원 캐릭터의 설렘과 행복을 고스란히 전해 연애 욕구를 자극하는가 하면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감정의 흔적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담아내는데 거침이 없다. 무엇보다 상대를 정말 좋아하는 듯한 모습이라 감흥을 배가한다. 

소녀시대의 센터이자 비주얼 담당 임윤아는 '전문대졸-할머니 슬하'란 어려운 환경에서도 환한 미소와 착한 성품을 탑재한 천사랑으로 자연스레 동기화한 느낌이다. 영화 '엑시트'(2019)부터 진일보한 연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한 그는 지난해 드라마 '빅마우스'로 방점을 찍었다. '킹더랜드'에선 '로코 여신' 수식이 자연스러울 만큼 발돋움했다.

구원을 향해 혼란에서 믿음으로 나아가는 천사랑의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해 로맨스 서사를 흥미진진하게 이끌뿐만 아니라 코믹한 연기부터 똑소리 나는 대사처리 등 매 장면 차진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킹더랜드'는 가요계 동료에서 드라마 파트너로 재회한 두 사람의 케미가 좋고, 카메라 앵글에 잡히는 비주얼이 수려해 관극의 재미를 높이는 중이다. 연출은 이를 극대화하는데 공을 들인다. 런던과 제주 로케이션이 단적인 예다. 

여기에 최근 드라마들이 장르물 등 무겁고 진중한 소재를 잇달아 선택함에 따라 시청자들이 극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집중하는데 피곤함을 느꼈던 것과 달리 가볍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구성으로 이를 해소시켜준 점, '장르물 대모' 김은희 작가의 SBS 금토드라마 '악귀'에 맞서 '킹더랜드'를 주말극에 배치한 JTBC의 편성 전략도 한몫 했다.

사진=앤피오엔터테인먼트, 바이포엠스튜디오, S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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