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가 소비의 주체인 팬, 혹은 시청자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대마초 흡입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최승현(빅뱅 출신 탑, TOP)을 품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가 캐스팅 변경없이 촬영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현은 캐스팅 공개 직후부터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최근 청소년에게까지 마약의 그림자가 뻗치는 등 관련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 이런 추세에 ‘오징어 게임2’가 스스로 은퇴까지 언급했던 최승현을 본업 가수도 아닌 배우 일로 안고 가려고 나서며 비난을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행보는 그야말로 마이웨이다. “넷플릭스 작품 출연 배우 캐스팅은 감독, 작가, 제작사 등 창작자가 창작 의도에 따라 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넷플릭스 또한 이를 존중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제작진을 ‘존중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 역시 이번 캐스팅에 있어서는 입을 다물었다. 이미 시즌1이 넷플릭스 최대 규모의 시리즈로 흥행을 했다는 배경 때문인지, 시청자 항의도 귓등으로 흘리는 모양새다.

사진=JTBC
사진=JTBC

비단 ‘오징어 게임2’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는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아시아 전역은 물론 유럽과 중동, 미주에서도 흥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방송 회차에서 특정 문화권을 연상하게 만드는 사미르(아누팜)를 희화화시키며 아랍 문화권 시청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문화적 이해가 불충분했고, 배려없는 설정이 분명하지만 논란이 불거지자 ‘킹더랜드’ 측은 ““드라마의 등장하는 인물, 지역, 지명들은 가상의 설정이다. 특정 국가의 왕자로 묘사하지 않았다”라며 선긋기에 급급했다. "특정 문화를 희화화하거나 왜곡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지만 사미르가 극중에서 구트라를 착용하고 있었고, 이미 홍보 과정에서도 ‘아랍용어’라는 단어가 직접 등장했다.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사진=하이브
사진=하이브

가요계도 논란이 터졌다.  하이브는 최근 그룹 &TEAM(엔팀) 팬사인회에서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대면 팬사인회에서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스태프들이 팬들의 신체를 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지나친 인권 침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이브는 위버스샵을 통해 “전자장비를 몸에 숨겨 반입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 이를 확인하는 보안 바디체크가 여성 보안요원에 의해 진행됐고, 기쁜 마음으로 행사에 참석하신 팬 여러분에게 불쾌감을 드리게 됐다”고 사과했지만, 이미 팬들은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였다.

대중을 상대하는 이들이 이토록 자신만만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일부의 ‘불편’ 혹은 ‘불만’은 불가피한 잡음쯤으로 여기는 걸까. 실제 최승현의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후 해외 팬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킹더랜드’ 논란 역시 국내와 아랍 문화권의 반발일 뿐, 더 넓은 시장을 보면 작은 소동 정도일 수 있다. 앤팀의 경우도 팬들 모두가 등을 돌렸다고 할 수는 없다. 누군가는 계속 이들을 소비하고, 시청한다. 여론과 창작자 간의 이 불편한 기싸움은 결국 세심한 배려에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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