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올해 새해와 함께 VIP가격을 19만원까지 올렸다. 당시로서는 최고가가 15만원이 넘어가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모든 대형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가격을 올리면서 오히려 승자가 된 모양새다.

사진=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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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어 공연 첫 도시로 부산 선택했고, 파격적인 가격 측정에도 조승우, 김주택, 전동석 등을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오는 21일부터 펼쳐지는 서울 공연도 전석이 매진됐다.

서울 공연은 VIP석 19만원, R석 16만원, S석 13만원, A석 9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도 이날 인터파크 기준으로 오는 8월 27일까지 펼쳐지는 모든 회차의 전석이 매진됐다. 조승우, 전동석, 김주택을 비롯해 새로 합류한 최재림까지 티켓 파워가 증명된 배우들이지만 모든 좌석이 일찌감치 매진된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뮤지컬 고가경쟁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VIP석을 16만원으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베토벤' 17만원, '물랑루즈' 18만원, '오페라의 유령' 19만원까지 거침없이 올렸다. 

사진=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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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뮤지컬은 '최고가=17만원'으로 새롭게 정립 되고 있다. '모차르트!', '레베카', '시카고' 내한 공연의 VIP석은 17만원이고, '멤피스', '그날들'은 최고가가 16만원이다. 

이제는 일반 관객이 회전문처럼 돌며 같은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러면서 결국 뮤지컬계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스타마케팅과 라이선스 공연으로 몰리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관객의 관람 기회가 줄어든 가운데 '하나를 보더라도 유명한 작품이나 알려진 배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오페라의 유령' 전석 매진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낯선 작품은 멀리하고 안전하고 알려진 작품, 알려진 배우들에 더 시선이 가는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의 전석 매진은 어쩌면 슬픈 현실의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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