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고민시가 스크린에서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건 박훈정 감독의 ‘마녀’다.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가장 친한 친구로 분해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여전히 고민시하면 자동으로 기차에서 달걀을 먹는 장면이 연상될 정도.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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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 ‘밀수’ 캐릭터가 둘 다 통통튀는 느낌이 있어서 신기해요. 최대한 밝은 에너지를 저도 계속해서 받고 있고, 드리려고 하다 보니까 텐션이 많이 올라오긴 했어요. 원래는 굉장히 딥한 성격이에요. ‘밀수’ 찍을 때는 항상 텐션이 좋았어요. 원래 여름 촬영을 힘들어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밀수’는 항상 최고 텐션을 유지하면서 촬영을 한 유일한 작품이에요. 이건 무조건 팀워크 때문인 거 같아요. 그 팀워크는 그 이상을 못따라간다고 생각해요. 사랑받는 그 기분 덕분에 좋은 텐션을 유지한거 같아요”

옥분이는 캐릭터 극성이 명확한 만큼, 그 비주얼도 강력하다. 70년대의 채색에 캐릭터의 성격이 입혀져 외향적으로도 강한 인상을 준다. 배우로서 이런 분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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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이렇게 메이크업을 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할 수 있습니다’ 했어요. 그런데 거울을 계속 멍하니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이런게 너무 충격적이라서 (관객이) 집중이 안되면 어쩌지 했어요. 한복 의상을 고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감독님이 요구하는게 디테일하게 있었어요. 너무 과하면 안되고 적당히 포인트가 있는 한복을 구해와보라고 의상팀 실장님께 말씀하셨어요. 딱 구해왔는데 너무 폭소를 하시면서 ‘이거야, 이걸로 가자’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고민시는 이런 파격적인 분장을 캐릭터의 성격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연기 자신감의 밑천으로 삼았다. 그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린거 같아요”라면서도 “그런데 현장에서 다들 좋아해주시니까, 이 분장이 저의 자신감이 되더라고요. 분장이 잘되면 더 열심히하고 당당하게 할 수 있었어요. 나머지 연기적인 부분, 감정적인 부분은 그때 그때 현장의 상황에 맞춰서 했어요. 어떻게 보면 가장 큰 도전은 외적인 모습이었던 거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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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의 여름을 찬란하게 빛내준 ‘밀수’. 관객들에게는 어떤 작품으로 남길 바라냐고 물었다. 

“요즘 웃을일이 그렇게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이 됐어요. ‘밀수’를 보면서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웃을 수 있고, 여름에 재미있고 즐거웠던 좋은 기억으로 남겨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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