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는 인류애가 넘치는 인물이지만, 이런 이타심이 남편인 민성(박서준)과 자신의 위기를 불려오며 보는 이에 따라 ‘빌런’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박보영은 “(명화를) 이해하기가 힘들지 않았어요”라면서도 “그런데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너무 달라지는 게 신기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명화도 이해가 되고, 민성이도 이해가 되고, 옳고 그름이 없는 거 같아요. 선과악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위기가 닥쳤을때 선택과 선택이 모여서 결과를 만들잖아요. 각자의 기로에서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결과를 맞이하듯이 저는 명화같은 사람이 꼭 존재할 거라고 믿고,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민성이 가은 사람도 존재한다고 생각을 해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라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시사회 이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개봉한 이른바 ‘BIG4’ 세 작품의 흥행 성적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 힘든 상황에서 장르적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까지 지켜내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보영 역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차별점으로 이런 점을 꼽았다.
“아무래도 장르적인 부분이 확실하다는게 장점인거 같아요. 다만 우리 영화가 다른 오락영화나 재난영화가 아니라 재난으로 시작하지만 인간성이나 그런걸 다뤘다는걸 알고보시는게 더 좋을거 같아요. 영화가 끝나고 같이 이야기하거나 생각할거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영화를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거 같아요. 꼭 그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17년차 배우인 박보영에게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까. 박보영은 “그래도 작품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새로운 모습이나 얼굴을 보여드리는게 목표였는데, 이번에는 감독님과 그 목표가 잘 맞았어요. 감독님도 박보영 배우한테 못보여준 얼굴을 보여주자 하셨어요. 그런 얼굴이 몇장면 나온거 같아서 행복합니다. 조금이라도 발전이 있어야 하잖아요. 늘 노력을 하긴 하는데 그게 다양한 경험도 필요하고, 그래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모르겠어요 잘 가고 있는지는. 저는 제자리걸음인 것만 같을 때도 있고 하는데, 이번엔 새로운 장르를 도전해보기도 하고 새로운 모습도 나온거 같아요”라고 밝혔다.
끝으로 좋은 연기의 의미를 묻는 말에 그는 선배배우 김해숙을 언급했다. 박보영은 “일단 큰 건 모르겠고 제일 저한테 가까운건 저 스스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더 나아가서는 보시는 분들이 그 캐릭터에 공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제가 김해숙 선생님을 진짜 좋아해요. 그 이유 중 하나가 엄마도 많은 엄마가 있다는걸 알게 해주셨고, 저는 출산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마음을 모르잖아요. 근데 선배님이 연기하시는 걸 보고 있으면 어떤 마음인지 알 거 같아요. 저렇게 내 연기를 보는 사람들도 느꼈으면 좋겠어 해요. 보면서 이 캐릭터를 이해하고 따라가는게 그게 저한테는 좋은거 같아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