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와 형식이라는 틀을 훌쩍 뛰어넘는 예술적 실험이 벌어진다. 사진과 음악, 미술과 무용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전시다. 융합 효과는 관람객의 기대만큼 신선한 충격을 전할까, 맥락 없는 접목으로 실망만을 안길까.

 

■ 사진작가의 컴필레이션 앨범 전시 ‘순수’

서태지, f(x)의 설리 등 유명 뮤지션의 공연 사진과 광고, 패션화보 등을 촬영해온 사진작가 로타가 최근 발표한 사진집형 컴필레이션 앨범 ‘순수’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7일까지 신사동의 ‘FIFTY FIFTY’에서 진행하고 있다.

앨범의 콘셉트인 ‘화보와 음악이 이끌어내는 새로운 떨림’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획으로, 관람객들은 전시장에서 제공하는 휴대용 기기로 각각의 사진들과 어울리는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순수’에 수록된 사진 다수가 3D 입체 사진 형태로 설치된다. 로타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준 작가 소장품도 전시되어, 작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엽서와 브로마이드 등 다양한 상품들이 한정 판매된다.

 

■ 미술과 무용의 실험 ‘예기치 않은’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현대무용단의 공동기획전 ‘국립현대미술관×국립현대무용단 퍼포먼스: 예기치 않은’은 8월17일부터 10월2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선보인다.

기획자들은 “공연과 전시 사이의 긴장’이라는 동시대 예술의 화두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다원 예술 프로젝트에는 시각예술, 무용, 미디어, 영상, 퍼포먼스, 사진 등 장르를 초월한 젊은 작가들의 전시 형태 공연부터 무용, 사운드, 영상, 게릴라형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참여 작가는 고재욱, 안데스, 이태원, 옥정호, 조형준, 김숙현&조혜정, 진달래&박우혁, 황수현, 김뉘연&전용완, 김보라&김재덕, 이재영, 태이, 김정선&마티아스 등 13인(팀)이다.

전시에 앞서 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MMCA필름앤비디오 영화관에서는 다원예술 프로젝트 연계 프로그램으로 ‘몸+짓’이라는 제목 하에 현대무용과 현대미술을 연구하는 영상 작품이 소개된다. 한정된 공간에서 움직이는 무용수의 동작과 보이지 않는 공간의 변화를 영화로 재구성한 캐나다의 실험영화감독 노먼 매클러렌의 '파드되'와 호세 나바스의 무용을 적외선 열 영상 카메라로 촬영한 필립 베이로크 감독의 3D 영화 '오라' 등이 상영된다.

 

■ 시각예술X관객체험 ‘콘크리튤레이션’

시각예술가 세시간 여행사(윤세라 이예지)의 ‘콘크리튤레이션’(8월5~19일 세운상가 가열 327호)은 사고 현장과 관광 프로그램을 겹쳐놓은 전시다.

세시간 여행사는 종로 한복판 세운상가에 위치한 개방회로라는 기이한 장소로 관(광)객을 초대한다. 현장에는 거대한 싱크홀이 관객을 삼킬 듯 기다리고 있다. 싱크홀은 매끈한 표면을 갖고 있어 더욱 기괴하다. 세시간 여행사는 현장의 공기를 조율하며 관(광)객들로부터 울렁거림을 끌어낸다. 게스트 퍼포머로 류선영이 참여한다.

세시간 여행사는 2015년 여름, 종로 탐험·탐구 퍼포먼스 ‘파라다이스의 텃새들’을 통해 관광 프로그램을 통한 도시 경험의 허구성을 비판하는 동시에 보물찾기라는 우발적 경험을 관(광)객들에게 되돌려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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