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에 대한 중국의 강한 반발로 중일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9일 보도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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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통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설득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던 일본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의 중국 방문이 갑작스레 연기되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난 24일 이후 중국에서는 일본대사관과 일본인학교에서는 돌이나 벽돌 파편, 계란 등이 날아오는 사건이 발생했고,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독려하는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했다. 또 오염수 방류와 관계없는 일본 단체와 개인이 수시로 걸려 오는 항의·욕설 전화를 받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정부는 전날에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일본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와 항의 전화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중국에 있는 자국민과 공관의 안전 확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일본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일본이 문제를 제기한 항의 전화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시진핑 정권은 중국의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인되는 일본 정부 비판과 일본산 제품 불매 독려를 묵인하고 있다"며 오염수 방류 문제를 외교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아사히도 "야마구치 대표의 방중 연기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원전 오염수 방류를 일본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정치 문제로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고 전했다.

야마구치 대표의 중국행이 미뤄지면서 다음달과 11월에 개최되는 다자 국제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던 일본의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내달 초순에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맞춰 추진돼 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총리의 회담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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