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전여빈에게 이번 가을은 특별함으로 가득찼다. 영화 '거미집'이 칸에 오른 것. 이에 대해 그는 "누구나 꿈꿨을 페스티벌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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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에 가본 소감은 어떤가

"누구나 꿈꿔봤을 것이다.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진심을 다해 꿈을 꾸면 그 꿈에 가까워 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눈 앞에 와 있었다. 마음으로 바라고 그리는 것이 실체로 다가와서 놀라기도 했고, 설렜다. 막 들뜨는 기분이 아니라 진득하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이었다. 칸을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정말 두근두근했다"

- 신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놀러가기 전에 들뜬 어린아이 기분이였겠다. 미리 현장 답사도 가봤는가

"사실 답사했다. 극장 근처에 가서 어떻게 사람들이 채워지나 상상도 했었다. 막상 그 안에 들어가니 정말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두근거렸다. 관객들이 우리를 향해 박수와 눈빛을 보냈을 때는 짜릿했다. 이렇게 공통적인 이야기 하나만으로 모두가 감정을 짙게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실로 대단했다. 앞으로 힘들때마다 이 순간을 떠올리면서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생각했다"

흥행성을 두고도 말이 많았던 작품인 영화 '거미집'. 게다가 개봉을 앞두고 상영 가처분 이슈까지 이어져 한차례 몸살을 앓기도 했다. 하지만 전여빈은 감독 김지운에 대한 믿음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강인하게 내비췄다. 온전히 미도 답게, 미도스럽게 모든 것을 소화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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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전부터 참 말이 많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자체가 언어와 상황을 다채롭게 활용했기에 이해를 돕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거라고 예상했다. 게다가 블랙 코미디 요소들이 상당하니 칸에 진출했을 때도 '이걸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염려도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관객들이 다 즐거워했다. VIP 국내 시사회 때도 다들 박수를 치고 좋아해주셨다. 소망하고 간절하게 바라면 다들 알아봐주는구나 싶었다" 

- 감독, 선배 배우들에게 칭찬도 많이 받았다

"감독님과는 '밀정'과 '인랑'때 호흡을 맞춘 바가 있다. 이후에도 꼭 만나고 싶었는데 그 기대와 바람이 이번 작품에서 잘 이뤄졌다. 감독님이 촬영하는 내내 "그냥 너 마음대로 자유롭게 해라"라고 해주셨을 때는 영광스러웠다. 배우로써 자유로움도 얻었고, 책임감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모두의 열정과 시간이 한 번에 쏟아져 에너지가 밀집된 일들이 많았다. 배우 선배들한테도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 뿐이었다. 서로 진중하게 작품을 바라보고, 함께 작업하는 시간들을 잊을 수 없다" 

여러 매체에서 전여빈을 두고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표현하기도 했었다. 자신만이 표현하고자 하는 연기를 '전여빈' 답게 표현하는데 있어 거침없다. 이제 배우로써 입지를 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전여빈은 여전히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처럼 애정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의 앞으로의 행보도 들어봤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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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의 전여빈, 30대의 전여빈은 어떻게 다른가

"좋은 연기를 하고 싶어서 배우가 되었다. 조금씩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좋은 사람들 덕분에 성장해 나가고 있다. 연기적으로 확연하게 뭐가 달라졌다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인복이 좋은 건 같다.  그 덕분에 저를 계속 살을 붙여주시고 내 미운점이나 못난점도 사랑할 수 있는 시야를 주시기도 하고 아집, 고집을 던져버리고 탈바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분들 덕분에 이렇게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영광이라는 것처럼 들린다

"맞다. 내가 생각하는 연기는 함께 해나가는 일을 잘 해내는 것이다. 촬영장에 모여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흡수하고, 나의 사고가 확장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을 만나는 일은 굉장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항상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든다

"배우라는 직업을, 연기라는 이 자체를 아끼기 때문에 더 길게 보고 싶다. 이 직업 자체가 생명처럼 느껴진다. 반려견이건 반려 식물이건 애정을 보태줘야지 같이 자랄 수 있는 것처럼 이 직업 자체가 그런 행위들이 필요한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뤄갈지 건강한 균형을 이뤄갈지 이런 생각으로 앞으로를 늘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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