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유명한 대기업의 광고의 대표모델은 변치 않고 오래도록 TV를 종횡무진 누볐다. 하지만 어느새부턴가 대기업의 광고에서 빅스타를 보기가 쉽지 않다. 이들이 몸을 옮긴 곳은 스타트업이다. 

전지현, 이정재, 김희선, 김혜수, 한소희까지 창업 초기 단계 혹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호황을 누리는 스타트업들이 이제는 유명 연예인을 적극 기용해 서비스 가치를 높이고 인지도를 확대하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사진=박재범, 이정재 SNS
사진=박재범, 이정재 SNS

대형 스타들의 스타트업 광고 파급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파급을 주고 있다. 단순하게 브랜드인지도를 확산시켜주는데 국한돼 있지 않다. 세대를 뛰어넘어 브랜드 가치와 서비스의 활용도를 높이는 맥락이 되기도 한다.

한 예로 박재범을 모델로 온라인 교육플랫폼 C사의 경우 그해 이용자 수만 20% 이상 상승할 정도였다. 중고거래 플랫폼 B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정재를 모델로 내세운 해에 MAU(월 이용자 수)만 한달새에 36%가 증가했고, 거래 건수는 약 180만건을 달성했다고 한다.

스타트업 본연의 서비스는 물론 브랜드의 가치를 기억하고 활용하는 고객의 소비 관점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판매를 넘어선 영원한 ‘팬’을 만드는 연예인 마케팅의 일환으로 변화하고 있다.

사진=김혜수 SNS
사진=김혜수 SNS

비단 마케팅 효과만 누리는 것이 아니다. 톱스타를 기용한 광고들은 시리즈 투자와 예술 작품으로도 인정을 받기까지 했다. 특별한 연출로 화제를 모은 광고를 낸 중고차 플랫폼 H사는 김혜수와 한소희를 대표 모델로 내세웠다. 여기에 박찬욱 감독의 연출까지 더해져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됐다는 평이 쏟아졌다.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해당 광고는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뒤이어 올해 경우는 중고차에게 말을 거는 모습으로,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을 연상케 하는 연출이 더해져 광고 시리즈의 세계관을 만들었다는 평도 이어진다.

영화 '달짝지근해:7510'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희선 ©최은희 기자 oso0@slist.kr
영화 '달짝지근해:7510'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희선 ©최은희 기자 oso0@slist.kr

김희선이 광고한 4050 여성 모바일 패션 플랫폼 Q사는 호재를 누렸다. 무려 340억원의 시리즈B2 투자를 얻었기 때문이다. 김희선이라는 변치 않는 스타성을 활용해 4050 여성 유저들의 구매를 자극하는데 충분했다. 단순한 판매가 포인트가 아니 타겟에 맞는 모델활용과 스타성은 세대를 넘어 늘 통한다는 대목을 보여주는 점이다.

셀럽을 활용한 스타트업 화장품 브랜드 S는 연예인만큼의 저력이 있는 인플루언서를 기용했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나는 솔로' 10기 옥순(본명 김슬기)을 뷰티 인플루언서로 발탁했다. 현실적인 모델을 발탁해 소비자 심리에 다가선다는 복안이다. 

사진=10기 옥순(본명 김슬기) 인스타그램
사진=10기 옥순(본명 김슬기) SNS

스타트업의 톱스타 모델 기용은 최근 2~3년 사이 전례 없는 규모의 투자자금이 벤처 시장으로 유입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있다. 실제로 국내 벤처투자 자금은 2017년 2조3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9년 4조원대로 치솟았고 2021년에는 7조원을 뚫었다.

하지만 전 세계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급격히 줄어드는 요즘 형국에 비싼 톱스타 를 활용한 브랜딩 마케팅은 오히려 고객들의 반감을 산다. 한 교육플랫폼 F 관계자는 브랜드 특성상 젊은 세대들을 타깃으로 유명 연예인을 내세웠으나 사이트 유입 및 구매가 활발하지 않아 더는 활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득이냐 실이냐를 두고 톱스타 연예인 기용은 여전히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물가 여파에 따른 소비심리가 낮아진 만큼 현실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톱스타 발탁 및 연계 콘텐츠 내용을 착실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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