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가수 이효리가 상업 광고를 재개하겠다고 외쳤다. 이효리의 SNS에 상업 광고를 다시 하고 싶다는 글이 올라오자 수많은 브랜드 계정들이 댓글을 달았다. 이효리 이름으로 삼행시를 짓기도 하고, 이효리를 간곡하게 원하는 이유도 유머러스하게 남겼다. 

이효리 부름 받은 롯데온·리복 등..연이은 광고 행진 

사진=롯데온

간곡한 러브콜들 사이에서 최근 이효리가 선택한 첫 광고는 롯데온이었다. 어떤 영상을 선보일지, 소식만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롯데온의 광고 개요는 다음과 같다. '고객이 바라는 쇼핑 이상점 쇼핑 판티지를 롯데온에서 실현할 수 있다' 

빨간색 의상을 입고 매혹적으로 걷는 이효리의 모습은 강렬하게 남겨져 있다. 광고 속에서 이효리는 '아주 많은 분들께서 호응을 해주셨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고 당차게 말한다. 그의 말에 수많은 광고주들의 환호가 이어졌을 것이다.

그저 이효리가 롯데온 이라는 이름 하나 불렀을 뿐인데, 영상 본편은 공개 10일 만에 조회수 247만회를 넘었고, 3주 전 내놓은 티저 영상은 조회수 371만회를 달성했다.

사진=리복

LF가 전개하는 스포츠 브랜드 리복도 마찬가지다. 브랜드 앰버서더로 이효리가 나서면서 패딩 컬렉션 메인 화보와 영상을 공개했다. FW 시즌 스포츠 아우터 시장을 사로잡겠다는 LF의 강력한 의지와 이효리가 입으면 누구나 다 따라 입을듯한 스테디 셀러가 하나 만들어졌다. 

평소 털털하고 액티브한 이효리의 이미지하고도 잘 부합한 화보다. 트렌디한 패션을 그저 이효리가 입었을 뿐인데, 화보가 공개되자마자 '이효리 리복' '리복 아이템 이효리' 등의 연관 검색어는 끊이질 않았다.

아무렴 효리 pick이거늘 누가 안입을쏘냐. 이효리가 광고한 '펌프 패딩'을 온라인 스토어에 공개와 동시 접속자는 무려 1만 3,000명에 달했다. 대기자 또한 8,000명을 넘어서며 이효리의 무서운 파급력을 입증했다. 

유통가는 웃고, 소비자는 글쎄

스타 파워는 광고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숙명이다. 무려 11년 만에 돌아온 이효리의 등장에 유통가는 환하게 웃을 수 밖에 없다. 비단 유통업계만 그럴까. 금융, 패션, 하물며 중소기업, 대학가, 공공기관 등 모든 곳에서 이효리의 부름을 받고 싶어 너도나도 나섰다.  

그럴만도 하다. 실제로 첫 광고를 롯데온으로 선택한 이효리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매일 3개 브랜드를 역대 최대 혜택으로 선보이는 '브랜드 판타지' 행사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었고 앱 방문 고객과 구매자 수는 두 자릿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행사에 참여한 일부 브랜드는 작년 10월 최고 대비 6배나 상승했다.

사진=유튜브 '짠한형' 캡처
사진=유튜브 '짠한형' 캡처

그뿐만 아니라 롯데온은 내부 빅데이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한 결과 포털 및 SNS 등 온라인에서 '롯데온' 언급량이 이효리 광고 집행 이전 대비 2배가량 늘었다고도 알렸다. 소위 말하는 '신의 한수'다.

소셜 언급량에 매출도 늘렸으니 이효리가 주는 효과에 모두가 발벗고 나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탐탁치 않다. 그의 복귀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상한 생각이 들게 만드니까. 

앞서 이효리는 11년 전에 모든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당대 톱스타가 광고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겠다고 나선 사실 자체가 충격이면서도 대단하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복귀라니. 일각에서는 "그럴거면 왜 그런 선언을 했느냐", "돈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냐" 등 쓴 여론이 몰리기도 했다. 

이효리 효과, 양날의 검으로 가나

이효리는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해 광고에 복귀하고 싶은 이유를 밝혔다.

“댄스팀으로 홀리뱅을 쓰고 싶고, 작곡가도 비싼 작곡가에 뮤직비디오에도 옛날처럼 몇 억씩 쓰고 싶은데, 회사에 요구하기가 미안하더라. 팬들이 원하는 모습이 있고, 나도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지 않나. 이럴 거면 '왜 상업광고를 안 찍는다고 했을까' 후회됐다. 많이 벌고, 많이 쓰고, 기부도 많이 하고 싶다. 다행히 감사하게도 CF가 너무 많이 들어왔다. A4 용지 3~4장이 찰 정도로 제안이 와서 감사했다” 

사진=삼성전자 '애니콜' CF
사진=삼성전자 '애니콜' CF

이해가는 대목이다. 이효리가 더 좋은 활동을 펼치는걸 우리도 구경하고 싶은 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동물들을 보호 하기 위해 광고를 하지 않겠다는 그의 과거의 선언이 여전히 마음 속에 찜찜하게 남아있다.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다. 모델의 개인적인 소신과 발언에 집중하기 보단 해당 업계들이 '이효리'를 빼면 무엇이 남냐는 것을 가장 많이 꼽았다. 즉, 스타 파워 마케팅을 활용한 이후에 브랜드는 어떤 면을 내세울 수 있냐는 것. 브랜드들은 사실상 이효리를 언급할 수 있는 광고 효과 외에 소비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을 수 있겠는가. 

모든 이들을 홀리게 만든 이효리의 능력을 높게 살 수 있다. 그가 주는 신뢰감과 스타성으로 브랜드에 색다른 해석을 선사하는 건 '이효리'가 주는 힘이다. 그러나 비단 스타 파워를 믿고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이제 없다. 이효리가 주는 파워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이제 브랜드들의 남겨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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