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여자 강남순'이 연일 뜨거운 화제를 몰고 있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선천적으로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가 강남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신종마약범죄의 실체를 파헤치는 글로벌 쓰리 제너레이션 프로젝트를 그린 드라마로 극 중 배우 김정은은 한강 이남 최고 현금 졸부 황금주 역을 연기했다. 3년 만의 복귀작으로 매력있는 코믹 연기를 선보인 그의 솔직한 이야기를 지난 16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들어봤다.

사진=소속사 제공
사진=소속사 제공

김정은은 '힘쎈여자 강남순'을 복귀작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뻔한 가부장적인 대사들을 여자가 한다는 것이 상당히 재밌었다. 모든 것을 뒤흔든 3대 모녀의 이야기는 그 만큼 매력적이었다. 황금주라는 역할이 가부장적인 독재자로 코미디를 해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황금주라는 캐릭터에 대해 김정은은 "영웅물이라서 거창해 보인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결국에는 삼대 모녀간의 모성애 관한 이야기라는 건 변함없다. 엄마의 이야기라고 했고, 거기에 코미디를 미친듯이 할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전 사실 B급 코미디를 좋아하는 편이다. 드라마가 시작되고 주변에서 좋아해주시고 울컥해주셔서 기쁜 일이 이것만큼 큰 일이 있을까 싶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모친 길중간 역을 소화한 김해숙과의 호흡도 매력적이었던 바. 김해숙과의 만남에 대해 김정은은 "김해숙 선배님도 독립된 이야기가 있고, 저 또한 독립된 이야기가 있어서 기회라고 생각했다. 정말 흔하지 않은 기회다. 스토리 상의 각 인물이 가진 서사가 상세하게 공조하는 형태는 배우에게는 특별한 기회가 된다. 작품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무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분명 각 배우들이 그 또래, 그 세대의 이야기가 각자 있는데 배우로써 확장되면 좋은데 '강남순'은 그 중요한 포인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진=소속사 제공
사진=소속사 제공

지난 2016년 동갑내기 재미교포 사업가와 결혼한 후 홍콩과 한국을 오간 배우 김정은. 이후 복귀작으로 선택한 '힘쎈여자 강남순'은 김정은의 연기력은 물론 입지를 다시 다질 수 있는 기회나 다름없었다. 남다른 애정으로 드라마를 시작했다는 김정은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꺼냈다.

"배우로 20년 넘게 살다보니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아무것도 없다고 깨닫고 있는 중이다. 혼자 있는 일은 '나 이거 할거야' 라는 마음 먹기 뿐이었고, 나머지는 작가님과 감독님, 배우들과 함께 하는 거 외에는 없다. 스포츠처럼 하루이틀 운동 안하면 몸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 것처럼, 연기도 비슷하다. 0이 아닌 마이너스 수준이다. 홍콩에 있을 때, 멀리서 드라마를 바라보는 시선과 직접 도전하는 현장의 나는 완전히 다르더라. 정말 많이 의논하고, 날것의 디렉션을 주셔도 상처 받지 않는다고 적극적으로 임한 상태였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다. 크게 흥행한 드라마의 스핀오프 혹은 후속작을 선택하는 건 배우로써 부담감이 클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정은은 "걱정은 되었으나 이 판을 짜서 다음 시리즈로의 탄생을 기대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정은은 "저는 사실 '마블' 세계관을 좋아한다. 그 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제일 좋아한다. 그들처럼 스핀오프, 후속작 등 변주하는 스토리가 나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강남순을 찍으면서 마블처럼 세계관을 더 확장시켜도 좋다고 생각한다. B급을 표방하면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스토리를 갖고 간다는 건 드라마 자체가 확장되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말도 안되는 욕심이 생기는 드라마 중 하나다.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엄청난게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스토리를 여유롭게 받아주는 시청자들의 선택이다"고 덧붙였다.

사진=소속사 제공
사진=소속사 제공

매회마다 화제를 모았던 '강남순'. 웃긴 장면들 일부는 유튜브의 쇼츠 콘텐츠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어린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짧은 영상 하나만으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정은 역시 "쇼츠 형태로 영상이 뜨는 걸 본 적 있다"며 "오정연 씨가 저한테도 '프러포즈 장면'이 담긴 쇼츠 영상을 보내주면서 우울할 때마다 이거 본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코미디 촬영을 할 때 그만의 비법이 있는 것인지 물어봤다. 김정은은 "이렇게 웃긴데 어떻게 찍냐고 다들 물어보신다. 사실 리허설 할 때는 재미있을 수 있다. 스탭들도 웃는다. 근데 거기까지다. 계속 하다보면 별 감흥이 없다. 코미디 씬이 저에겐 액션 씬 같았다"며 "계획한대로 웃길 수 있는 포인트를 감각적으로 표출하는 것도 생각보다 어렵다. 스스로 '이게 맞나?' 하고 고민이 많았다. 반복이 되다보면 안 웃긴게 사실 이다"라며 노련미를 보였다.

촬영하는 모든 순간들을 애정했다는 김정은. 그는 "'강남순'에서 가족들간의 티키타카하는 대화는 촬영하면서도 희열이 느껴졌다. 부부싸움 하는 장면만 봐도 우리 삶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에피소드 아니냐"며 "우리의 삶, 경험담이 녹여져 있어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자신이 드라마를 찍을 때마다 항상 노래하는 장면이 들어간다는 후기도 남겼다. 이어 그는 "드라마할 때마다 노래하는 연기가 꼭 들어가더라. 솔직히 너무 부담스러웠다. 이번에는 샹송이었다. 어려웠다. 당시 촬영할 때 불렀던 노래 가사를 다시 보니 '망설이지 말고 사랑하라'는 내용이더라. 남순이에게 절묘하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라서 최선을 다해서 불렀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