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 이어서…

‘레미제라블’에 앞서 ‘영웅’ 무대에 올랐던 민우혁은 전대 장발장이었던 정성화, 양준모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전 시즌 장발장들의 조언을 묻자 민우혁은 “전 시즌 장발장들이 하필이면 제가 ‘영웅’을 같이 했어요. ‘영웅’ 연습을 할 때 이미 그 두 분이 제가 장발장 하는걸 알고 있었거든요. 겁을 너무 많이 주더라고요”라고 웃어보였다.

“안중근 연기하는 것도 그때 힘들었거든요. 겁을 주면서도 조언을 해주셨던 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힘들 거라고 하셨어요. 두 분도 미리부터 준비를 하셨는데도 힘들어하셨어요. 실제로도 이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매순간 걷는 느낌이에요.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아요. 그 두 분이 장발장을 할때 앙졸라를 하면서 옆에서 지켜봤잖아요. 그래서 제가 더 무서웠던거 같아요”

젊은 앙졸라를 연기하는 김성식, 김진욱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이미 본인이 해본 역이기에 가지는 애정도 있지만, 후배들에 대한 민우혁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앙졸라들은 제가 해봤기 때문에 질문을 엄청 해요. 시도때도 없이 제 방을 찾아와요. 제가 연출도 아닌데 본인들이 연기한 걸 봤냐고 물어봐요. 그러면 저는 힘들어서 좀 쉬고 싶은데, 나오는 장면마다 가서 봐줘야 해요. 그 당시 제가 하지 못했던 앙졸라의 모습들도 이제는 보이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많이 조언해주는데 정말 감동스러운건 제가 하는 말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절대적이진 않거든요? 그런데 제 말을 또 들어줘요. 그러면 이게 더 조심스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래도 내가 선배로서 잘 하고 있구나, 나를 믿어주는구나 해서 뿌듯하기도 하고요”

뮤지컬 배우를 희망한다면 누구나 마음에 한번쯤 품었을 만한 무대를 모두 누려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민우혁. 그는 ‘레미제라블’ 강점 중 하나로 ‘고전의 힘’을 꼽았다.

“우리 작품의 장점은 고전의 힘인 거 같아요. 요즘 작품은 시작하면서부터 헉 소리가 나오는 시스템과 무대 활용이 눈길을 끌잖아요. 그걸 보면서 공연계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역시 고전이 주는 웅장함은 따라올 수 없을 거 같아요. ‘레미제라블’을 하면서 여전히 수동으로 바리케이트를 움직이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화려함보다 더 무서운 게 고전의 힘이구나 싶어요. 조명과 무대, 그리고 의상이 주는 조화로움은 정말 쉽지 않은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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