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판세를 자체 분석해보니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개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결과가 8일 공개되면서 당내 동요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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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사무처는 최근 이런 내용의 판세 분석 보고서를 작성해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보고했다고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분석 결과 서울에서 우세인 지역구는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을 등 6곳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 여권이 참패한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서울에서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갑·을, 용산 등 8석을 확보했는데 내년 총선에서는 이보다 더 적은 것이다.

지도부는 이런 판세 분석이 구체적인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내용은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다.

총선기획단장인 이만희 사무총장은 "후보도 정해지지 않아 지역구 여론조사를 해본 적은 없다"며 "보고서는 조직국에서 전체 판세를 보고하기 위해 최악의 경우, 최선의 경우로 나눠 초안을 작성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려진 판세 분석 결과에 대해선 "최악의 경우, 경합 지역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다 진 것을 가정한 것"이라며 "전혀 신빙성을 두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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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판세 분석 결과가 알려지자 당은 술렁이는 분위기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서울 선거가 4년 전보다 더 어렵다는 우리 당 총선 판세 보고서가 나왔다"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충분히 예견된 결과"라고 썼다.

이어 "그런데도 혁신위원회를 방해하고 좌초시킨 당 지도부는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며 "나아가 판세 보고서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성적표를 숨긴다고 성적이 사라지냐"고 지적했다.

그는 "당 지도부에게 수도권은 버린 자식이냐"며 "당이 죽든 말든, 윤석열 정부가 망하든 말든 혁신을 외면한다면 우리 당은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더 쪼그라들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준석 전 대표는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자료는 정성적 분석을 한 것이다. 정량적 분석만 하면 이것보다 더 나쁘다"며 "여러 가지 여론조사를 다 참조했을 때 지금 우세를 확신할 수 있는 곳은 (서울에서) 4곳 정도"라고 했다.

이어 "경기도 지역에서 나오는 조사 결과들은 너무 절망적이기에 제가 알고 있는 대로라면 분위기 좋게 보이려고 유선전화 비율을 많이 섞을 것"이라며 "(비례대표가) 병립형 제도로 가면 지난번 (민주당) 180석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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