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유럽 챔피언' 아당 샤오잉파(22·프랑스)가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금지기술인 '백플립'을 펼쳐 큰 감점을 받고도 우승을 차지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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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잉파는 13일(한국시간) 리투아니아 카우나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97.03점, 예술점수(PCS) 88.01점, 감점 3점을 더해 총점 182.04점을 받았다.

그는 쇼트프로그램 점수 94.13점을 합한 최종 총점 276.17점으로 알렉산드로 셀레브코(256.99점·에스토니아)를 여유 있게 제치고 우승했다. 샤오잉파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경기는 결과보다 샤오잉파의 백플립 시도로 화제를 모았다. 샤오잉파는 연기를 펼치다 공중에서 뒤로 한 바퀴를 돌아 착지하는 백플립을 선보였다. 그는 기술을 깨끗하게 성공했고, 관중들은 환호를 보냈다. 샤오잉파는 이 기술로만 감점 2점을 받았으나 우승엔 큰 지장이 없었다.

백플립은 안전을 이유로 금지된 동작이다. ISU는 오래전 부상 우려로 이 기술을 금지했고, 성공하더라도 감점 처리한다. 다만 백플립은 단순한 '금지 기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일부 피겨인들은 '저항의 상징'으로 여긴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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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계 프랑스 출신 여자 싱글 선수였던 선수 쉬르야 보날리(50)는 1990년대 4회전 점프 등 압도적인 고난도 기술을 펼치고도 국제대회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했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번번이 백인 혹은 아시아계 선수들에게 밀렸다.

보날리는 자신의 피부색으로 인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지 못했다고 믿었다. 그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선수 생활 내내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했고, 1998년 나가노 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보란 듯이 백플립을 펼친 뒤 그대로 은퇴했다.

당시 많은 언론은 보날리의 백플립을 인종차별과 맞선 저항의 몸부림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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