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많은 작품들이 그렇듯 ‘드라큘라’ 또한 초연부터 10년에 걸쳐 조금씩 다듬졌다. 무대 세트나 의상, 연출 전반에 제작진과 배우의 디테일이 추가됐다고 알려졌다. 정선아는 “초연 때는 관객으로서 ‘드라큘라’를 많이 보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3연, 4연을 보니까 정말 재밌고 무대가 멋있더라”라고 회상했다. 

그는 “10년 동안 무대 구성도 바뀌었다. 모든 무대들이 작품마다 매력이 있지만 ‘내가 했던 공연 맞아?’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천을 뜯으면 보이는 조각상이 초상화로 바뀌어 이입도를 높였고, 의상도 다 바뀌었다”라며 “이전보다 지금 공연이 더 마음에 든다. 15주년, 20주년까지 발전해서 계속 관객 분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될 것 같다”라며 극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초연부터 함께한 김준수에 대해 “드라큘라 장인”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김준수 역시 10년 전보다 기량도 늘고 내공도 늘고, 연기도 너무 늘었다. 어떻게 내일이 없는 것처럼 저렇게 열정을 다해서 하는지”라며 “(김준수와의) 첫공 때 엄청 울었다. 드라큘라와 미나로서보다 ‘너무 고생했다’라는 생각이 들어 대견하더라”며 김준수에 신뢰를 보냈다. 

뉴캐스트로 합류한 신성록은  “공연을 함께 한 건 처음이다. 이렇게 노래를 잘했었나? 싶을 정도로 노력하시는 분이다. 항상 일찍 오셔서 연습하고 계신다. 이런 배우라면 다른 작품에서도 또 만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무대에서 너무 멋있다. 아주 감사하게도, 무대에서 함께할 때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다. 드라큘라가 정말 잘 어울린다”라는 솔직한 칭찬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전동석과는 2011년 뮤지컬 ‘모차르트’ 이후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다. 정선아는 “전동석이 ‘드라큘라’에 세 번째로 참여한다고 알고 있다. 갈수록 더 발전하고 멋있어진다”라면서 “전에는 완전 동생이었는데, 더 큰 배우가 되어 좋다. ‘모차르트’ 때는 저도 어릴 때 만났다. 시간이 지나 다시 서로 사랑하는 역을 할 수 있게 됐다. 관리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이번 ‘드라큘라’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으로는 드라큘라와 미나가 기차역에서 만나는 1막 부분을 꼽았다. 정선아는 “그 씬이 이 둘을 이어주는 가장 첫 단추다. 그 장면 이전에도 서로 마주쳤지만, 감정이든 영적인 것이든 서로가 통하는 부분이 이 장면에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드라큘라의 ‘She’ 넘버를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관객분들 입장에서는 ‘갑자기? 조나단(약혼자)과 잘 있다가?’ 라고 느끼실 수 있지만 그래서 그 장면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 단추를 잘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2막까지 도달하기 위해 그 잠깐의 대사와 음악에 엄청난 집중을 쏟는다”라고 전했다. 

뮤지컬 ‘드라큘라’의 결말은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 있다. 드라큘라의 죽음이 그 자체로 비극이라면 비극이지만, 미나가 홀로 남아 눈을 맞으며 돌아보는 장면은 그의 또 다른 출발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정선아는 미나를 떠올리며 “수녀처럼 혼자 살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짧은 시간 안에 드라큘라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전생을 그의 눈을 통해 보지 않았나. 혼자 산속에서 그를 생각하며 살았을 것 같다. 저는 회개하는 마음으로 눈을 맞으며 웃음 짓고 끝낸다. 드라큘라가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영원한 안식을 찾았으리라 믿으면서”라며 캐릭터를 좇아 떠올린 결말 이후를 추측했다. 

그러면서 “조나단은 미안해서 다시 못 만나지 않았을까”라는 농담을 건네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사진=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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