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탈락하며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한 축구 국가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팬들의 성토 속에 귀국했으나 사퇴 요구 여론에 대해선 일축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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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이 아시안컵을 마치고 카타르에서 귀국한 8일 저녁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엔 300여 명의 팬이 몰렸다

대표팀은 한국시간 7일 새벽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완패하며 탈락한 뒤 이날 돌아왔다.

2019년 아시안컵의 8강보다는 나은 성적을 기록했으나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역대 최고 수준의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 속에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렸던 터라 아쉬움을 남겼다.

조별리그에서 비겼던 요르단을 상대로 졸전 끝에 완패하며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커졌고, 특히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 진행 중인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클린스만 감독에게 맡겨도 되느냐는 회의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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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입국장엔 설 연휴를 맞아 출입국을 위해 공항을 드나든 길에 발걸음을 멈춘 여행객이 대다수이긴 했으나 축구 팬도 일부 눈에 띄었는데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이게 축구야!"라거나 "집에 가", "고 홈"(Go home)을 외치며 항의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사퇴 의사가 있나. 계속 대표팀을 이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는 첫 질문에 "나이스 퀘스천"(좋은 질문)이라며 웃어 보인 클린스만 감독은 "저도 여러분만큼 이번 대회 우승을 너무 하고 싶었다"고 항변했다.

"준결승전에선 요르단이 훨씬 더 좋은 팀이었고,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고 돌아본 그는 "준결승까지 진출한 것을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요르단과의 경기 전까지 13경기 무패라는 결과도 있었고, 이번 대회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면서 "그런 것을 생각하며 코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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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독일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이자 '월드스타'였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런 패배 뒤 비판에 대해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축구를 통해 얻는 희로애락은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16강전이나 8강전 승리 땐 많은 분이 행복해하셨을 거고, 탈락하면 여론이 달라지고 부정적인, 극단적인 발언도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비판도 받아들일 줄 아는 게 지도자이자 축구인으로의 자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는 성장 과정에 있다. 지난 1년 동안 성장하면서 새로 발견한 부분도 있다. 어린 선수들을 팀에 합류시키며 북중미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대표팀이 옳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도 현지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긍정적인 것은 물론 보완해야 하는, 안 좋은 점도 많이 얘기했다"면서 "3월 태국과의 2연전을 비롯해 앞으로 준비할 것들에 관해서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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