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과 '에이스' 이강인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손흥민의 손가락 골절이 발생하고, 팀 균열로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참패를 당한 사실이 영국 더선과 데일리메일 등 외신을 통해 14일(한국시간)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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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따르면 손흥민(31·토트넘)과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의 충돌은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4강전 전날 저녁 식사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이강인을 포함한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하려고 빨리 밥을 먹고 자리를 떴다. 팀 단합을 다지고 싶었던 손흥민이 이들에게 돌아와 앉으라고 했고, 이 과정에서 말싸움이 벌어지면서 선후배가 얽힌 몸싸움으로 번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손흥민이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 이후 고참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에게 이강인을 요르단전에 빼달라고 했지만 이강인은 4강전에 출전했다.

카타르 현장에도 없었던 대중지 더선이 한국대표팀 내부의 사건을 독점 보도한 것을 두고 '출처'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솟구치고 있다.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클린스만 감독-축구협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주일째 비등한 상황에서 '선수간 내분'으로 프레임 전환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도 적잖다. 해외 매체의 기사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확인해준 데다 추가 상황까지 전한 축구협회의 태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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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은 가라앉지 않을 듯 보인다. 그동안 지탄받아온 '무전술·무책임'에 더해 감독으로서 선수단 관리조차 실패했던 게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팀을 책임질 리더십은 사망선고를 받은 셈이다.

이제까지 드러난 보도를 종합해보면 당일 현장에서 이강인의 태도는 부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주장의 정당한 지시를 정면으로 위배한 데다 불손한 언행까지 했기 때문이다. 유럽문화에 익숙해서, 아직 나이가 어려서는 용납되기 힘들다. 그 역시 감독과 주장에 대한 존중이 필수인 유럽 클럽에서 뛰어온 프로 선수이기 때문이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강인은 자신의 SNS에 사과글을 올렸다. 실망한 팬들을 향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정작 구체적으로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호하며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받았을 '주장'과 고참급 선수들에 대한 진솔한 사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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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요르단과의 4강전 패배 뒤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속팀 토트넘에 복귀할 때는 “주장으로서 부족했고, 팀을 잘 이끌지 못했다. 많이 사랑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전했다. 팀 내 불화에 대한 실망과 자책, 분노가 진하게 묻어나는 말이다.

대다수의 팬들은 한국축구의 소중한 자산들이 '선수'답게 잘못을 인정하며 용서를 구하고, '대인배'처럼 이를 받아들여 투혼의 '원팀'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과정에서 무능·무책임했던 지도자는 배제돼야 하며 협회는 뼈를 깎는 아픔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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