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4·삼성생명)이 오늘(1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깜짝' 당선됐다.

유승민은 지난해 8월 역도 장미란과 사격 진종오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대한체육회(KOC)의 IOC 선수위원 후보자로 선정됐다.

이어 지난해 12월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살아있는 전설'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일본의 육상 영웅 무로후시,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루이스 스콜라(아르헨티나) 등과 함께 IOC가 발표한 최종 후보 24명에 포함됐다.

 

유승민과 홈쇼핑 모델 출신 부인 이윤희씨.

◆ 이신바예바 등과 어깨 나란히

유승민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다. 2008년과 2012년 올림픽 단체전 동메달과 은메달도 땄지만,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는 들지 못했다.

하지만 유승민은 낮은 인지도를 발품으로 극복했다. 지난달 23일 일찌감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한 뒤 각국 선수들에게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많은 선수와 끊임없이 만나 한 표를 호소했다.

그동안 갈고닦은 영어가 소통에 큰 도움이 됐다. 유승민은 영어 구사능력에서 경쟁자들보다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은 게 발탁 배경으로 알려졌다.

 

◆ 유승민 “8년간 한국 스포츠 위해 헌신”

IOC 선수위원을 발표한 19일 오전 2시 마침내 선수위원 명단이 발표됐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펜싱 신아람의 '멈춤 1초'로 결승전에 올라 은메달을 획득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의 이름이 먼저 불렸고, 그다음 유승민이 호명됐다.

2008년 당선된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8년 임기의 IOC 선수위원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전체 선수 1만1245명 가운데 5815명이 투표에 참여해 유승민은 하이데만(1603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544표를 얻었다. 이신바예바도 IOC 선수위원에 올랐다.

유승민은 "당선 기대가 적어 부담도 적었다"며 "한국에서 올 때도 어렵다는 전망을 많이 들었지만 응원해주신 분들을 통해 힘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외로운 싸움에서 승리해 조금 울컥했다. 지난 25년간 필드에서 나를 위해서 뛰었다면 지금부터는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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