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우리나라 인구는 자연감소했다. 사망자가 4년 만에 줄었지만 출생아 수가 급전직하하면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연증가를 유지하는 세종특별시마저 작년에는 합계출산율 '1'이 무너졌다. 전국 모든 시도에서 합계출산율이 1.0명을 밑돌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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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12만2800명 자연감소했다. 태어난 아기는 23만명인데 사망자 수가 35만2700명으로 12만명 이상 웃돌았기 때문이다.

한국 인구는 2020년(-3만2600명)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한 이후 4년째 자연감소가 이어졌다.

1980년대만 해도 국내 인구는 한 해에 60만명씩 늘기도 했다. 자연증가 폭은 꾸준히 줄더니 2002년 20만명대로 진입했다. 2017년 10만명대 아래로 내려왔고 2019년 7천600명으로 채 1만명도 되지 않다가 2020년 감소로 돌아섰다.

작년 자연감소 폭은 2022년(-12만3800명)보다는 1천명 작아졌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작년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2만200명(5.4%) 줄어든 영향이다. 사망자 수가 감소한 건 2019년(-3700명) 이후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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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작년 출생아 수가 23만명으로 전년보다 1만9200명(7.7%) 줄었기 때문에 자연감소를 막을 수는 없었다.

지난해 시도별로 세종만 전국에서 홀로 1200명 자연증가했다. 출생아 수(2800명)가 사망자 수(1600명)보다 많은 유일한 곳이라는 의미다. 젊은 인구가 밀집한 세종은 출범한 2012년부터 12년째 자연증가하고 있다.

세종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97명으로 전년보다 0.15명 줄었다. 처음으로 1.0명 밑으로 내려왔다. 전국에서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세종마저 1.0명보다 낮아지면서 모든 시도의 합계출산율이 1.0명을 하회했다.

서울은 0.55명에 그쳐 가장 낮았고, 서울 내에서는 관악구가 0.38명으로 가장 적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0.38명에 그친다는 얘기다. 부산 중구는 0.31명으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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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감소한 16개 시도 가운데 경북(-1만5100명)과 부산(-1만3400명)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앞으로 50년간 우리나라 인구는 3600만명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통계청이 두 달 전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에 따르면 2022년 5167만명인 총인구는 2041년 4천만명대로 떨어졌다가 2072년 3622만명까지 쪼그라든다.

합계출산율은 가장 중립적인 중위 시나리오에서 지난해 0.72명에서 올해 0.68명, 내년 0.65명까지 내려가 바닥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저출산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보다 34.75% 줄어들면서 한국의 2050년 국내총생산(GDP)은 28.38%나 감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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