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가 내린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등에 대해 "초법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공의와의 대화에 대해서는 "보여주기 위한 쇼"라고 평가절하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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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29일 브리핑에서 "(업무개시)명령이 효과가 없자 정부가 수련병원에 압력을 넣어 개인적 임용 포기 의사와 무관한 강제 임용 문자를 보내게 만들었다"며 "계약 개시 이전 철회할 권리를 빼앗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29일 일부 수련병원에서 전공의와 인턴 임용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 지침에 의거해 임용 포기나 사직 관련 서류를 수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3월 1일부로 본원 전공의로 임용 예정임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복지부는 "병원에 일률적으로 지시를 내린 적이 없으며 전임의 계약 등은 병원의 문제이므로 자체 판단에 의해 보낸 문자"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내린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에 대해서는 "전공의들의 사직서는 진의 있는 의사 표시나 사전 통지 등 절차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헌법과 민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와 사직·계약에 대한 권리는 무효화되지 않는다"며 "진료유지 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등은 초법적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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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늘은 수련병원 대부분의 인턴과 전공의, 전임의들의 계약이 종료되는 날"이라며 "계약종료에 의해 법적으로 내일부터 수련병원에서 인턴, 전공의, 전임의는 사라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후 예정된 복지부 박민수 차관과 전공의들의 만남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대화를 시도했다는 모습을 국민에 보여주기 위한 쇼"라며 "정부가 진정성이 있다면 의대 증원·필수의료 정책을 철회한다는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내달 3일 의협 총궐기 대회 이후 개원가 휴진 등 단체 행동 계획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총궐기 대회까지가 현재 결정된 사항"이라며 "마지막 (집단행동) 투표를 하기를 원치 않는다. 정부가 몰지만 않는다면 막다른 길로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의협은 다음달 3일 여의도공원에서 개최하는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2만명 이상의 회원이 모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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