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불발과 이후 불거진 국가대표팀의 내분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소속팀에서 모처럼 득점포를 가동하며 막바지로 접어드는 남은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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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43분 쐐기 골을 폭발, 토트넘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올해 1월 1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본머스와의 20라운드에서 12호 골을 터뜨린 뒤 토트넘 경기에선 약 두 달 만에 득점을 추가한 손흥민은 시즌 13호 골을 기록했다.

지난달 3일 호주와의 8강전(2-1 한국 승)에서 연장전 '환상 프리킥'으로 역전 결승 골을 터뜨리는 등 아시안컵에서도 활약을 펼쳤지만, 7일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0-2 패배를 막지 못하며 돌아선 손흥민은 이후 대표팀 불화설의 중심에 섰다.

요르단전에서 손흥민은 손가락에 테이핑을 한 모습이었는데 경기 전날 후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의 갈등에서 촉발된 몸싸움 때문에 다친 거라는 사실이 지난달 중순 뒤늦게 알려져 대표팀 안팎이 한참 시끄러웠다.

사진=손흥민 인스타그램
사진=손흥민 인스타그램

사건을 둘러싼 갑론을박 속에 아시안컵 목표였던 우승을 이루지 못하고 선수단 관리에도 실패한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경질되는 등 어수선한 시간이 이어지다가 이강인이 런던으로 직접 가서 손흥민에게 사과하며 상황이 일단락됐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토트넘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손흥민은 이날 모처럼 골 맛을 보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되찾았다. 심리적 요인과 더불어 이날 손흥민이 모처럼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것도 득점포 재개에 한몫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떠난 이번 시즌 토트넘에선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히샤를리송이 최전방에 우선 배치됐으나 손흥민도 이 자리에 기회를 얻곤 한다. 시즌 초반 히샤를리송이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자 4라운드 번리전 때 손흥민이 최전방에 나서서 시즌 1∼3호 골을 몰아 넣었고, 이후에도 한동안 '손톱'의 활약이 이어졌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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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아시안컵에 간 동안 기세를 올렸던 히샤를리송이 직전 경기에서 무릎을 다치면서 당분간 뛸 수 없게 되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다시 손흥민에게 스트라이커를 맡겼고, 손흥민은 또 한번 골로 응답했다.

득점 장면 외에 손흥민은 전반 18분 티모 베르너에게 절묘한 스루패스로 도움을 기록할 뻔했고, 환상의 키패스와 후반 9분 슈팅이 한 차례 골대를 맞히는 등 맹활약했다. 이날 손흥민은 팬들이 공식 홈페이지 투표로 뽑는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고, 각종 매체의 최고 평점 모두 그의 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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