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가 600만 고지를 넘어서며 올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연극 무대를 시작으로 다양한 드라마, 영화 등에 출연해온 배우 김재철은 ‘파묘’ 신스틸러에 등극하며 관객들에게 단단히 눈도장을 찍었다. ‘어디서 봤는데’ 하는 생각이 먼저 앞서는 친숙한 얼굴. 그도 그럴 것이 영화 ‘공조’ ‘백두산’ 등 굵직한 흥행작은 물론이고 드라마 ‘하이에나’, ‘연모’ 등에 출연했다. 

사진=키이스트
사진=키이스트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왔지만 대중의 큰 관심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 무대인사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현장에서 체감한 김재철은 “영광이죠”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인한 무대에서 기분 좋은 추억도 남겼다. 그는 “간혹 제가 기존에 출연했던 작품들을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소극적인 자세로 ‘잘 보고 있었어요’ 해주시더라고요. ‘바람’ 때부터 팬이었어요, 해주시는데 개인적으로 감동스럽죠. 근데 워낙 다른 배우 분들의 팬이 많으니까 그 분들도 나서지는 못하고 제가 가까이 가면 조용히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분들이 자신있게 말씀하실 수 있게 더 열심히 활동해야 겠다 싶었어요”라고 전했다.

스스로를 ‘천호동 출신’이라고 밝힌 김재철은 ‘파묘’에서 LA에 거주하는 교포를 연기했다. 외형이 주는 아우라는 물론, 교포의 느낌을 완벽하게 살려낸 데 비결을 묻는 말에 “와이프가 교포라서 영어 대사가 있으면 바로 맹연습에 녹음을 해서 주니까, 달달 외워서 했죠. 그럼에도 두 줄을 넘어가면 위험하다 싶더라고요”라고 웃어 보였다.

사진=키이스트
사진=키이스트

134분의 러닝타임 중 김재철은 극 초반부에 등장한다. 분량이 많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도 ‘박지용’이라는 캐릭터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었던 건 호텔 신의 힘이 컸다. 조상 귀신에게 농락 당하는 박지용과 그를 구하려는 지관 김상덕(최민식)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는 장면이었다.

“황국신민서사를 내가 어떻게 해석해서 보여줘야 하지 싶었어요.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진짜 신기하게 감독님한테 전화가 온 거에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했죠. 녹음을 해서 보내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차에 가서 녹음을 했어요. ‘갈수록 좋아지는거 같은데 약하다, 운율을 타보면 어떨까’ 하면 또 보내고 하면서 4~5시간 계속 녹음을 해서 보냈어요. 거기에 감독님도 계속 피드백을 주셨어요. 진짜 고맙다고 느끼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게 감독님 입장에서 완벽하다고 생각이 안되실텐데 그 와중에 본인이 생각하는 톤을 녹음해서 보내셨더라고요. 듣는 순간 감독님이 원하는 느낌을 약간 알겠다 싶었죠. 이제부터 더 연습하지 말고 현장에서 가자고 하셨어요. 이 정도면 예열은 해놓은 거니까 오케이는 현장에서 만들자 하시더라고요”

사진=키이스트
사진=키이스트

여러모로 장재현 감독은 김재철에게 함께 작업을 하는 감독 그 이상의 의미로 남았다. ‘파묘’ 출연도 김재철의 ‘하이에나’ 출연분을 본 장재현 감독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어느날 회사로 연락이 와서 감독님이 미팅을 하고 싶어한다고 했어요. 저는 그 전부터 ‘파묘’라는 작품이 들어간다는 말은 들었어요. 워낙 장재현 감독님의 팬이였어요. 거기다 최민식 선배님이 하신다고 해서 어마어마한 게 나오겠구나, 그들이 일을 내시는구나 했죠. 그런데 저한테 미팅을 하자고 했다니까 ‘왜?’ 했어요. 오디션 준비를 해야 하냐고 하니까 그냥 저랑 하고 싶어하는거 같다는 거에요. 그건 또 왜, 뭐지 싶었죠. 그런 마음으로 만났는데 감독님이 이야기를 해주신거죠. 박지용 캐릭터 캐스팅 난항도 많이 겪었고, 한국 배우로 가되 좀 신선한 느낌이였으면 좋겠다 하셨어요. 많은 배우를 찾다가 ‘하이에나’를 보시고 할 수 있겠다, 결정하고 연락을 주셨다고 해서 선물같았죠. 영화에 대한 갈증이 심했을 때고, 영화적으로 관객들 하고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컸었어요. 어떻게 보면 팬으로서 좋아하는 감독님의 판에 중요한 인물을 덥썩 맡겨주셔서 그랬죠. 그때랑 지금 이렇게 많은 스코어로 사랑받는 감사함과 얼떨떨함이 비슷한거 같아요”

②에 이어집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